이, 사우디 평화안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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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동사태의 새로운 전기(轉機)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사우디아라비아의 평화안이 이스라엘의 반발과 아랍권의 분열 등으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내각 보좌관은 3일 "1967년 얻은 영토에서 철수하라는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제안한 평화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새 평화안은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 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영토에서 물러나면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평화를 보장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강경파인 아리엘 샤론 총리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점령지에서 철수하는 데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국가들간 불협화음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3일 베이루트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동 평화는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 등을 규정한)유엔 결의안에 기초해야 한다"며 사우디 평화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가 3일 팔레스타인측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작전 개시를 결정한 가운데 이스라엘 군은 4일 요르단강 서안 제닌과 가자지구 남쪽 라파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진입, 총격전을 벌여 팔레스타인인 3명이 사망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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