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10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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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1백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 등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6년 가까이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온 우리의 정성이 열매를 맺기에 이른 것이다.

단일종목이지만 월드컵은 올림픽보다 대회 규모가 크고 복잡하다. 또 세계인들의 관심이나 참여 열기도 훨씬 뜨겁다. 그러므로 88 서울올림픽의 성공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였다면 21세기 들어 처음 열리는 2002 월드컵은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월드컵 기간 중 한국을 찾을 외국인은 선수단과 취재진·응원단·관광객 등 40여만명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머무르다 좋은 인상을 지닌 채 돌아가도록 하는 게 대회 준비의 핵심 과제다. 전국 10개 경기장 신축 등 준비가 차질없이 진행돼 무엇보다 다행이다. 그동안 하드웨어에 매달렸다면 이제는 시민의식 등 소프트웨어 향상에 힘을 모아야 한다. 버스·택시 등 영업용 차량의 친절과 안전운행, 언어소통 불편 해소, 턱없이 모자라는 숙박시설의 확충, 접객업소 바가지 요금 문제의 시정 등 시급한 대책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초질서는 우리 문화수준의 척도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번 월드컵은 안전대책이 그 어느 대회보다 강조된다. 지난해 뉴욕 테러 사건 이후 계속되는 국제사회의 긴장감에 따른 테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훌리건까지 설치는 상황이니 한치의 허술함도 용납되지 않는 난동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한편 월드컵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16강 진출이란 온 국민의 기대가 허물어지지 않도록 축구인들은 합심해야 한다. 대회가 남의 나라 잔치로 끝나서는 안된다. 어느덧 월드컵은 우리 모두의 일로 다가왔다. 시민들은 시민대로, 선수들은 선수대로, 당국은 당국대로 각자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점검하고 확인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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