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 꿈꾸는 BCT 성적 우수자 문일선·이지영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4면

지난 3월 실시된 비즈니스 중국어 시험(BCT)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문일선(왼쪽·우리은행 과장)씨와 이지영(경희대 국문과)씨. [김형수 기자]

“중국에서 일하거나 중국 관련 기업에 취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문일선(39·우리은행 과장)·이지영(23·경희대 국문과 4년)씨는 ‘중국 전문가’를 꿈꾼다. 중국어를 꾸준히 공부하는 이유다. 두 사람 모두 지난 3월 실시된 비즈니스 중국어 시험(BCT)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직장생활 14년째인 문 과장은 은행에서 중국 지역전문가로 뽑힌 뒤 BCT에 응시했다. 어릴 때 6년간 중국에서 살았던 이씨는 중국어를 모국어처럼 배워 막상 문법에는 약한 편이지만, BCT에선 듣기·읽기·말하기 영역에서 최고 등급(5급)을 받았다. 그는 “문법 위주의 HSK(한어수평고시)보다 실용 언어를 강조하는 BCT가 내겐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에게 BCT와 중국어 학습법을 들어봤다.

글=이한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중국어 공부비법이 있다면.

문: 주변에 중국 기업과 10년 동안 거래한 분이 있다. 그분은 아침·저녁으로 중국 대학생과 전화 통화로 회화 공부를 한다. 나는 출퇴근 때 MP3플레이어로 중국어 지문을 반복 청취하면서 매일 한 개씩 외운다. 중국 서적도 틈틈이 읽는다.

이: 중국어 책을 외우곤 했는데 요즘엔 동생이나 남자 친구와 중국어로 많이 얘기한다.

-BCT를 처음 본 소감은.

문: HSK를 준비할 때 문법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실생활 문법과 시험 문제로 나오는 문법이 많이 달랐다. BCT는 기업 업무상 쓰는 문장이 많아 공부하거나 시험을 보는데 편했다.

이: 아직 학생이라 비즈니스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쓰기 영역이 어려웠다. ‘매출액 을 분석하라’ ‘중국어로 사직서를 쓰라’는 문제가 나왔는데 당황했다. 중국 관련 업무가 많은 직장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중국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문: 대학 중문과를 다녔지만 졸업 후엔 중국어를 거의 접하지 못했다. 2003년 은행에서 중국 지역전문가를 선발할 무렵 책을 다시 펴들었다. 하지만 중국어 면접 때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해 떨어졌다. 재도전 끝에 2008년 중국 지역전문가로 뽑혀 우시(無錫)에서 반년간 공부했다. 은행 내 중국연구회에도 가입했다.

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옌타이로 건너가 6년 반을 살았다. 한국인이 많지 않아 현지 학교에서 중국 친구들과 어울리며 말을 배웠다. 귀국 후에는 중국어를 거의 쓰지 않았다. 전공도 국문학이다. 지난해에야 취업을 염두에 두고 중국어를 다시 공부했다.

-중국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문: 중국법인에서 뛰고 싶다. 한국 은행들이 중국에 많이 진출했지만 대부분 한국 현지기업들과 거래한다. 영업망도 부족하고 언어 장벽도 높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과 기업들을 직접 상대해야 할 시대다.

이: 대학원 진학을 한다면 ‘한국어 교육’을 전공해 한국어를 배우려는 중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취직도 생각한다. 중국어를 활용할 수 있는 항공사나 마케팅 분야로 가고 싶다. 중국이 계속 뻗어나가고 있어 기회가 많을 거라 생각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