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바지에 배꼽티… 미국 초등생 노출 복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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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런 꼴로 어떻게 학교에 가니. "

TV광고에 등장한 어머니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딸에게 큰 소리를 낸다.

어린 딸의 얌전하지 않은 복장이 문제가 된 것이라고 시청자들이 짐작하는 순간 화면은 어머니가 딸의 바지를 엉덩이에 걸쳐지도록 잡아내리는 상상 외의 장면으로 바뀐다.

어머니가 앞장서서 딸이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밑 위가 짧은 바지를 입은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다는 이 코믹 광고는 지난 10일부터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형 유통업체 JC페니가 학부모와 교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광고를 철회한 것이었다.

이 광고 소동을 계기로 미국에서 새삼 아랫 배 노출 패션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른바 '골반 바지' 와 '배꼽 티' 가 10대들의 인기를 얻은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엔 초등학생까지 이 유행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최근 유통업체들과 소비자들이 초등학생용 노출 의류를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JC페니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8~12세 소녀용 패션코너를 만들고 집중적으로 광고하자 학부모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복장 규정을 새로 만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처럼 배를 훤히 드러내고 등장하는 연예인과 이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내보내는 MTV 등의 방송사가 더 문제라고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초등학교가 속옷.아랫 배.윗 가슴이 보이는 복장을 규제하는 교칙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미 ABC방송은 조만간 이 문제를 주제로 토론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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