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MBC '큐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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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큐 브 (MBC 밤 11시10분)〓가로.세로.높이에 각각 26개의 방, 즉 26×26×26〓1만7천5백76개로 이루어진 초대형 정육면체(큐브)안의 한 방에 여섯 명의 사람이 갇힌다. 여섯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해 밖으로 나오는 입구를 찾아야 한다.

육면체 수가 27개인 루빅스큐브는 말 그대로 장난감이지만, 이것이 1만7천5백76개 미로의 방으로 바뀌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물며 큐브의 위치가 시시각각 바뀌고 칼화살.유독가스가 공격하는 데야.

갇힌 사람들은 의사(할러웨이).수학 천재(레븐).경찰(퀜틴).건축가(워스).탈옥수(렌).바보(카잔) 등 다양하다. 영화 시작 후 15분쯤 지나면 이들의 특징이 큐브를 탈출하는 데 필요한 어떤 '조건' 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천재 소녀 레븐이 방마다 붙어 있는 일련 번호를 보고 그 방에 긴 끈이 달린 장화를 던져 살상 무기가 없는 지 안전을 시험하는 식으로 이동한다.

결국 이 영화에서는 한 사람만 남고 모두 죽는다. 재미나게도 이들은 물과 식량이 없어 죽는 것이 아니다. 초반에 유독가스로 얼굴이 썩어서 죽는 렌을 제외한 나머지는 탐욕스런 퀜틴 때문에 서로 싸우다 죽는다.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을 교도소 명칭을 따서 붙였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 돈으로 2억4천만원 가량 들인 이 저예산영화로 캐나다 감독 빈센조 나탈리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1997년작. 원제 Cube. ★★★☆(만점 ★5개)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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