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사 관련 일편단심 함구 김모여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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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병역비리의 '몸통' 인 박노항 원사를 통해 아들의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29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金모(54.여)씨는 朴원사의 잠적.도피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金씨는 1970년대 몇편의 영화에 조역으로 출연한 영화배우 겸 CF모델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주변에선 그가 결혼과 함께 연예 생활을 중단한 뒤에도 동네의 노인후원회 부회장.청소년 선도위원회 위원 등을 맡는 등 활동을 많이 했다고 전한다.

金씨가 朴원사를 만난 과정에 대해 金씨는 朴원사 자동차와의 접촉사고를 계기로 알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사반에선 '병무청 직원을 통해' 또는 'S고 학부모회 모임을 통해' 알게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金씨는 朴원사 잠적 이후 군.검 합동수사반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지만 끝내 朴원사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수사 관계자는 "金씨가 '병역면제를 받은 아들을 군대에 보내겠다' 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朴원사와 관련한 부분은 입을 열지 않았다" 고 전했다.

金씨는 朴원사 검거 이후에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도피와 무관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군과 검찰은 朴원사에게서 "도피 중 金씨와 한두달에 한번씩 만났으며 아파트 관리비까지 대신 내주었다" 는 진술을 받아냈다며 金씨가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金씨는 군.검에 의해 朴원사 도피 배후인물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상당히 불안해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金씨가 사는 이촌동 동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주민자치위원을 맡아달라고 요청하자 '수사관들이 가택수사를 벌여 통장도 가져가고 군 헌병대가 집 앞을 지키고 있어 어렵다' 며 몹시 당황해 하는 눈치였다" 고 전했다.

한편 金씨의 두 아들 중 큰아들도 역시 5급 판정을 받고 병역이 면제됐으나 정상적인 신체검사에서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수사 관계자는 밝혔다. 金씨의 남편은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조민근.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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