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경찰관 격려 때 이청장도 배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얼굴)대통령은 25일 청와대로 일선 경찰관 2백30여명을 부른다. 파출소 직원과 교통.민원담당 경찰 등을 격려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는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이 배석한다. 대우차 노조 시위의 과잉진압과 경찰대 동문회 성명서 파문으로 李청장은 경질 논란의 한복판에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李청장이)대우차 과잉진압에는 충분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자꾸 잡음이 불거져 (유임의)변수는 남은 상황" 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DJ의 경찰에 대한 접근 자세는 조직의 민주적 변신, 국가 공권력의 근간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면서 "그만큼 이 문제에 대한 金대통령의 고심은 상당하다" 고 말했다.

그렇지만 "李청장에 대해 '신임' 을 확인해 주는 자리가 될 것" 이라는 관측이 여권 내부에서 퍼지고 있다.

3.26개각 때 이정빈(李廷彬)전 외교통상부장관의 경질 직전 해외순방을 취소시켰던 DJ의 스타일상 '李청장 경질' 쪽이라면 그런 격려 자리에 배석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민주당 당직자는 "집권 후반기일수록 국정 장악력 측면에서 경찰을 바라보는 게 권력의 속성이 아니냐" 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경찰 총수까지 바꾸면 시위진압 등 궂은 일을 도맡는 일선 경찰의 '이반' 과 기강 해이를 부를 수 있다" 고 했다.

"구조조정 마무리를 위한 공권력 활용과 해외 투자자들의 공권력에 대한 신인도도 헝클어질 수 있다" 는 것이다.

국회 행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지방선거와 대선이 있는 임기 말에 경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정보 수집은 물론 민심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고 지적했다.

"경찰 간부들의 출신.성향은 복잡하다. 현재로선 李청장의 대안이 마땅치 않다" 고 그는 주장했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