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축구협회 회장 “돈 때문 아니다 합의한 것 지켜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대한축구협회 조중연(사진) 회장은 17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일전은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두 나라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좋은 기회”라며 “반대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과의 평가전을 개최하는 이유는.

“지난해 축구협회장에 취임한 뒤 1991년에 끊긴 한·일 정기전 부활을 생각했다. 한·일전은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축구 붐 조성과 기술 및 인적 교류에 큰 촉매제가 된다. 무엇보다 박지성·이청용 등 해외파 선수들이 참가해 월드컵 본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때 일본축구협회 이누카이 회장을 만나 합의했다. 5월에 우리가 일본으로 건너가고, 10월 12일에는 서울에서 경기를 갖기로 했다.”

-5월 24일을 택한 배경은.

“축구대표팀이 5월에 소집된다. 5월 16일에 서울에서 에콰도르와 평가전이 잡혔다. 일본 측과 경기 일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24일을 택했다. 우리는 한·일전을 치른 뒤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떠나기 때문에 일정상에도 큰 무리가 없다. 이미 한국 허정무 감독과 일본 오카다 감독에게도 사전 동의를 얻었다.”

-대다수 축구인들이 월드컵 준비에 백해무익하다는 반응인데.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양국 협회 간부들이 여러 가지 사항을 놓고 심사숙고해 결정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양국의 해외파들이 총출동해 최상의 전력으로 맞대결을 펼친다면 의미가 있다고 본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 축구를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시야를 조금 넓게 봤으면 한다.”

-축구인들의 반대가 거센데도 강행할 계획인지.

“ 양국 간 합의사항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지키는 게 도리다.”

-축구협회가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개최한다는 지적도 있다.

“누가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한·일전은 월드컵을 앞두고 양국이 긴장감 있는 경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성사된 것이다. 결코 돈 때문이 아니다.”

 김현승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