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박스] 들국화 음악 재조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재밌었니?"

"네, 신났어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그룹 들국화의 라이브 콘서트는 관객들로 가득했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버지와 함께 온 한 초등학생.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아버지와 말을 주고 받으며 공연장을 빠져나가던 녀석은 자꾸만 무대를 뒤돌아봤다.

아, 시대를 관통하는 뮤지션의 힘이란 이런 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함께 뒤를 돌아봤다.

"기꺼운 마음으로 허락했어요. 들국화…, 헌정 앨범이 나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이제 완전히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음악을 열심히 할 겁니다." (전인권)

'한국 록의 살아있는 전설' 이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망설여지지 않는 록그룹 들국화에 바치는 앨범이 곧 출시된다.

강산에.김장훈.동물원.박학기.조규찬.신해철.윤도현 밴드.이승환.이은미 등, 들국화가 아끼고 들국화를 흠모하는 후배 가수들이 함께 했다.

크라잉넛.델리 스파이스.언니네 이발관 등 실력파 인디 밴드들도 참여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한국록의 정신을 새삼 느끼게 한다.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 들국화의 노래들을 신선하게 다시 해석, 재조명할 이번 앨범에는 들국화 자신들도 히트곡을 새롭게 편곡, 참가해 팬들을 기쁘게 한다.

다음달 14일에는 헌정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도 열린다. 수익금은 전액 인디밴드 발전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02-324-9442.

최재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