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강동희 200게임 출장 '축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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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거함 기아호의 선장 강동희(35)가 가장 먼저 2백 고지를 밟았다.

강동희는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LG전에 출장해 프로농구 최초로 2백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강은 이날 선발로 코트에 나서 12득점.7어시스트.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강호 LG를 95 - 92로 꺾는데 수훈갑이 됐다.

2백번째 강동희의 지휘를 받고 있는 기아는 초반부터 폭발했다. 기아는 1쿼터에 무려 35득점하며 공격의 팀 LG를 압도했다.

강동희와 1백80여 경기에서 손을 맞춘 김영만(25득점)의 축포가 터졌고 외국인 센터 듀안 스펜서는 25득점, 17리바운드로 지원사격했다.

3쿼터 중반까지 10여점차로 느긋하게 앞서던 기아는 4쿼터에 위기를 맞았다.

강동희가 벤치로 들어간 사이 LG는 거친 수비로 전환하고 이버츠(43득점)의 정확한 야투로 추격을 시작했다.

LG는 4쿼터 초반 점수차를 완전히 좁혀 시소게임을 만들었다.

이 대목에서 나이가 많고 키도 작으며 빠르지도 않은 강동희가 다시 코트에 나섰고 왜 그가 최고 가드인가를 증명했다.

강동희는 특유의 유연한 신체와 몸보다 더 유연한 두뇌회전으로 경기를 장악했다. 2백경기 출장의 기록을 세우면서 그는 승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강은 88 - 85로 쫓긴 종료 4분전 위기에서 부드러운 골밑 돌파로 득점했다. 양팀 선수들이 확실한 기아의 득점원 스펜서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강동희의 선택은 달랐다.

강은 또 다시 허를 찔러 골밑을 뚫고 이정래에게 턴오버를 유발시키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강은 팀의 마지막 7점을 혼자 책임지며 승리를 자축했다. 강은 지금까지 기아의 2백18경기 중 단 18경기만을 결장했다.

강동희는 프로농구 원년인 97년 팀을 정상으로 이끌고 이후에도 한번도 빠지지 않고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LG는 믿었던 조성원(11득점)의 득점포가 끝내 터지지 않아 2연패했다. LG는 6연승 후 1승4패로 하강 곡선을 그렸다.

부산=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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