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끝, 무조건 이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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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첫 고비가 왔다. 14일 0시(한국시간) 레바논의 베이루트 시립경기장에서 벌어질 홈팀 레바논과의 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7조) 5차전.

3승1무(승점 10)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3승1패(승점 9)로 2위인 레바논을 꺾을 경우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다. 두 나라의 예선 마지막 경기(한국-몰디브, 레바논-베트남)를 감안하면 비겨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만약 질 경우엔 2위로 떨어져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2차 예선은 8개조에서 1위 팀을 가리는 것으로, 각 조에서 1위를 한 8개팀이 최종 예선을 벌여 4개팀이 본선에 직행한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그동안 골 결정력을 높이는 훈련에 집중했다. 이번에 꺼내든 카드는 이동국(광주.사진(左))-안정환(요코하마) 투톱이다. 그 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천수(누만시아.(右))를 낙점했다.

'본프레레의 황태자'로 자리를 굳힌 이동국은 A매치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다.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UAE) 알자지라 클럽과의 연습경기에서도 선취골을 넣어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했다.

안정환은 최근 국제경기에서 주춤하고 있지만 올해 대표팀 경기에서 5골을 기록, 이동국(6골)에 이어 2위다. "지면 돌아올 생각 말라"는 아내 이혜원씨의 협박(?) 속에 발끝을 가다듬고 있다.

이천수는 오른쪽 무릎이 온전치 않지만 출전에는 이상이 없다. "사이드 공격을 자제하고 투톱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침투하라"는 본프레레의 특명을 받았다.

지난달 8일 베트남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던 이천수는 "문전 프리킥은 누가 말려도 내가 먼저 차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한국은 지난 2월 수원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첫 예선전에서 2-0으로 이긴 바 있다. 레바논과의 A매치 전적도 5전 전승(8득점 무실점)으로 압도적 우위다. 하지만 레바논은 우리가 0-0으로 비긴 몰디브를 5-2로 대파하는 등 만만찮은 득점력을 갖고 있다. 특히 스트라이커 마무드 샤우드는 늘 위협적이다.

갈비뼈 부상이 완치돼 대표팀에 돌아온 유상철(요코하마)이 중앙 수비를 맡아 레바논 공격을 차단한다. 좌우 수비에는 박재홍.최진철(이상 전북)이 나선다.

본프레레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컨디션도 좋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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