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명 탄 여객기 이륙 5분 만에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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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승객과 승무원 90명을 태운 에티오피아 여객기가 25일(현지시간) 지중해에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가지 알아리디 레바논 교통장관은 “레바논 베이루트 공항을 출발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향하던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보잉 737기가 이륙 5분 뒤인 오전 2시30분쯤 바다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기가 이륙 직후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관제탑과 교신이 두절됐으며, 레바논 해안도시 나아메로부터 3.5㎞ 떨어진 지중해 해상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사고기엔 레바논인 54명과 에티오피아인 22명 등 83명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승객 중엔 레바논 주재 프랑스대사의 부인도 포함됐다.

사고 당시 레바논에는 이틀째 강한 바람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계속되고 있었다. 목격자들은 “바다로 추락하던 여객기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현지 항공 당국은 이번 사고가 악천후와 관련 있으며 테러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셸 술레이만 레바논 대통령도 이날 “우리 당국은 여객기에 대한 테러나 다른 파괴 행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밝혔다. 엘리아스 알무르 국방장관도 "나쁜 날씨가 사고 원인이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정부는 헬기와 해군 함정을 현장으로 급파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레바논 주둔 유엔군도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높은 파도와 계속되는 악천후로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구조대는 생존자가 있을 확률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중해에선 이번 사고에 앞서 지난해 말에도 악천후로 화물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17일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 인근 지중해를 항해하던 파마나 선적의 가축 운반선 대니 2호가 거센 폭풍으로 침몰해 이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83명 중 37명이 익사했다.

유철종·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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