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여론조사] 동성애, 더이상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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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성애가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위' 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최근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동성애 문제와 관련, 지난 6일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 1천39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세 명 중 한 명(33.7%)이 동성애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일' 이라고 대답했고 나머지는 '잘못된 행위' 라는 반응을 보였다.

동성애에 대한 시각은 연령.성.교육수준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20대(60%).여성(41.4%).대학 재학 이상(43.4%)에서는 동성애를 '있을 수 있는 일' 로 보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50대 이상(85.5%).남성(72.7%).중졸 이하층(83.1%)에서는 '잘못된 행위' 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또한 '자신이 동성애를 할 수도 있다' 고 대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14.4%였다. 이 경우에도 50대 이상(7.8%)보다 20대(16.7%), 남성(10.3%)보다 여성(18.3%), 중졸 이하층(9.2%)보다 대재 이상층(17.8%)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동성애 자체에 대한 부정적 견해와는 달리 동성애자가 사회적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사람이 많았다.

대다수가 우리나라에서는 동성애자들이 인권침해를 받고 있고(77.5%), 사회적 편견이 심하다(84.6%)고 생각하고 있으며 직업선택에서도 동등한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82.99%)고 답했다.

그런 인식 때문인지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탤런트 홍석천씨에 대해 방송출연을 정지시킨 것은 '적절치 않은 조치(59.2%)' 라는 응답( '적절' 은 39.7%)이 더 많았다.

동성애에 대한 관용도는 자신과 가까울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가족 중 한명이 동성애자일 경우에도 편견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은 29.3%( '없다' 는 69.6%)인 반면 친구의 경우에는 '있다' 의 비율이 44.1%( '없다' 는 55.6%)로 높아졌다.

한편 동성애의 요인에 대한 답은 환경적(66.8%).유전적(15.6%).둘 다(16.3%)순이었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 1%다.

김행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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