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IT주 사자" 계속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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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외국인들이 다시 한국 주식을 사기 시작한 것일까.

5일 외국인은 165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전날의 대규모 순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10일 연속 주식을 팔면서 7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은 이로써 이틀 동안 3500억원 이상을 다시 사들였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이틀간 외국인 매수의 60% 정도가 운수장비와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한국 증시의 간판 종목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매수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약 300억원을, 현대차는 600억원 정도를 사들였다.

관건은 역시 전기전자 업종이다. 이 업종은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하는 큰 덩치로 시장의 향방을 좌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전기전자 업종 매수에 다시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단언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뭔가 한국 주식을 사려다 보니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주도 손을 대고 있을 따름"이라고 진단했다.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두 업종의 실적 명암이 뚜렷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시장 분석가들은 IT경기 둔화세가 3분기는 물론 4분기를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자동차 등 운수장비 업종은 수출 호조는 물론 신차 효과로 내수도 호전되고 있어 실적이 탄탄하다.

외국인들의 속내는 이달 중순 이후 나올 삼성전자(15일)의 3분기 실적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IT기업들의 실적 발표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 강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이 이미 실적 둔화를 충분히 감안했다면 실적 발표 이후에도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매수를 계속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업종의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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