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세상, 금빛으로 훤히 밝히리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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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호 06면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紺紙銀泥大方廣佛華嚴經) 권 37. 보물 제 754호, 고려 14세기, 30.5㎝×15.2㎝

이 땅에 불교가 전해진 뒤 사람들은 부처의 대자대비가 온 누리에 퍼지기를 빌었다. 그런 정성과 마음을 담아 부처의 몸을 금으로 감쌌다. 쪽물 들인 감색 종이 위엔 아교에 갠 금가루로 부처의 말씀을 한 글자씩 정성스레 적기도 했다. 부처의 지혜가 금처럼 빛나 어두운 세상을 훤히 밝혀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목조불감(木造佛龕) 및 목조여래좌상(木造如來坐像)조선 18세기, 불감 높이 29.7㎝, 불상 높이 18㎝

금과 은을 활용해 만들어진 각종 불상과 사경(寫經·경전을 한 글자씩 베껴 쓴 것), 그리고 은장도나 장신구 같은 생활용품을 통해 조상의 마음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 신사분관의 두 번째 기획전이자 2010년 첫 전시인 ‘금과 은’전이다. 국보 한 점과 보물 9점 등 총 100여 점을 마련했다. 4층 전시실로 처음 들어가면 보물 제1047호인 ‘금동대세지보살좌상(金銅大勢至菩薩坐像)’이 관람객을 맞는다. 고려시대(1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16㎝에 이르는 이 불상은금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화려함의 극치를 느낄 수 있다.

그 옆에 있는 보물 제752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 권34’(1334)도 놓칠 수 없다. 미세한 금 그림과 수려한 금 글씨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관람료 8000원.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엔 무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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