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장학금 5천만원 쾌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평생 모은 돈이 적어 부끄럽습니다. 부모가 없어 못배우는 아이들에게 써주세요. "

30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아름다운 재단' 사무실. 종군위안부 피해자 김군자(金君子.75)할머니는 고아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해달라며 5천만원을 재단측에 전달하면서 연신 "부끄럽다" 며 얼굴을 붉혔다.

할머니는 참여연대가 지난 22일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설립한 이 재단의 첫 고액 기부자가 됐다.

기부금은 1998년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준 생활안정자금 3천9백만원과 직접 밭농사를 지어 번 돈.

할머니는 17세 때 고향인 강원도 평창에서 아버지 심부름을 하러 밖에 나갔다가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에서 4년간 혹독한 위안부 생활을 했다. 해방 이후 서울로 돌아온 뒤 종업원.가정부 생활을 전전하며 독신으로 살아왔다.

96년 강원도 정선군청이 운영하는 한 소년.소녀가장 수용시설에 거주하면서 아이들한테서 깊은 정(情)을 느꼈다.

98년부터 경기도 광주 소재 종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 에서 살고 있다. (재단 연락처 02-730-1235).

하재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