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평양 50년' 남북 생활상 비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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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북한방송에도 복권 프로그램이 있다. 주택복권 추첨장면을 오락프로로 꾸민 KBS2의 '행운열차' (일요일 정오)와 비슷하다.

추첨방식이 웬만한 오락의 재미를 능가한다고 한다. 복권 한 장의 가격은 1원. 1등으로 뽑히면 2천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역사적인 8.15 이산가족 상봉이 시작됐다. 50년 이상 헤어진 남북의 혈육들이 그동안 가슴 속에 묻어두고 살아온 사연들을 줄줄이 풀어놓는다.

고향 땅을 밟을 순 없어도 상봉 장면을 보는 것만도 감격이다. 워낙 오랜 세월 떨어져 산 까닭에 중간중간 대화가 끊길 법하다. 생활과 문화의 차이에서 빚어진 결과다.

MBC가 16일 저녁 7시25분 방송하는 '서울 50년, 평양 50년' .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의 생활.문화 등을 비교하며 남북의 간극 줄이기를 시도한다.

영화.연극.드라마.가요 등 대중문화, 유행.패션 등 비교적 가벼운 소재를 통해 동질성 회복을 모색한다.

일례로 북한에서도 극히 드물지만 쌍꺼풀 수술이 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망은 체제.이념으로도 막을 수 없는 일. 게다가 수술비는 무료다. 남한 여성들이 들으면 한번쯤 부러워할 대목이다.

영어교육 붐도 일고 있다. TV에선 하루 한번씩 영어 교육프로를 내보낸다. 거부할 수 없는 국제.개방화 물결을 타고 영어학습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중에는 영재학교가 있다. 북한에선 모두가 평등하게 똑 같은 교육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우리의 과학고와 같은 제1고등학교가 각 도별로 운영된다. 영재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은 노력동원에서 면제된다.

북한도 지역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때 북한에선 함경도 출신이 고위 관직의 90%까지 차지해 김일성 주석이 '함경도 제일주의' 를 타파하라는 교시까지 내렸을 정도다.

또 요즘 '휘파람' '반갑습니다' 등 북한가요가 우리 사회에 유행하는 것처럼 북한에서도 '그 때 그 사람' '홍도야 울지마라' '황성옛터' 등이 애창되고 있다.

서로 마음을 열고 대하면 남북도 얼마든지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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