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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꼬리리스크 빨리 찾기에 주력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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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던 2009년이 가고 새로운 2010년이 밝고 있다.
한 해에 전직 대통령을 두 분이나 보내드렸고 전 국민의 영혼의 아버지요 스승이신 김수환추기경님의 선종을 보았고 안타까움으로 유명 여배우 몇 분과 마이클잭슨을 보낸 2009년이었다.

경제나 재테크에서도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의 상처를 치료하는 중에 신종 플루가 세계를 흔들어 놓았고 동유럽이나 두바이 사태처럼 잊을 만 하면 세계 여기저기서 '나 죽겠다…'는 볼멘 소리가 들려온 한 해였다.

2010년에도 거의 비슷한 분위기로 시작되어 끝나지 않을까 싶다.

누가 얼마나 빨리 고수익 요소를 찾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빨리 좋지 않은 위험요소를 발견하고 대처하느냐가 재테크나 투자의 한 기술이자 능력이 되어 버린 지 오래되었다.

예전처럼 별 생각 없이 은행 등의 금융기관에 돈을 예치하면 정해진 시간에 칼같이 이자가 들어오고 가입시점에 이미 만기 이자율까지 감안한 해약금액이 계산되는 시대가 지금은 아니다.

금융상품에 가입하더라도 단 일주일이나 한달 만에 수익률의 폭락을 경험할 수 도 있고 반대로 100%가 넘는 고수익을 올릴 수 도 있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주위에 보면 기간별 고 수익률을 맞춰서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예를 들어서 2009년에 가장 수익률이 좋은 펀드가 '마이트리플스타'라는 펀드인데 2009년 1년 수익률이 무려 114%이다.그럼 과연 액면 그대로의 11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오히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5.7%라고 하니 투자의 타이밍을 잡는 것과 위험요소를 체크하는 것은 거의 신의 영역이라고 하기에는 투자자들의 금전적 손실이 너무 크다.

꼬리 리스크(Tail Risk)라는 말이 있다.

거대한 일회성 사건이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면 2007년부터 서서히 기미를 보이다가 2008년도에 터져버린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우가 그러하다.

발생 가능성이 낮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을 의미하기도 하다.

이례적인 수익 분포가 여러 차례 나타나면서 정규분포상의 측면 곡선이 상승하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꼬리가 두꺼워진다 하여 팻 테일(fat tail)이라고 부른다.

최근에 뱅크오브 아메리카(BoA)는 중국의 치솟는 자산가격과 달러 약세가 2010년의 꼬리 리스크라고 지적했으며 더블딥 침체, 보호주의 강화, 미국의 주택 및 소비시장 회복도 잠재적인 꼬리 리스크로 발표하고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파이낸셜타임스가 금융위기가 만들어낸 산발적인 먼지들이 가라앉으면서 또 다른 꼬리 리스크인 인플레 급등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금융 시장을 뒤흔들 '꼬리 리스크(tail risk)'로 중국의 자산 가격 급등, 달러의 '위기', 배럴 당 100달러를 넘는 유가 등이 꼽혔다.

이처럼 2010년도에는 어떤 호재가 우리를 즐겁게 하고 투자 결과에 대한 수익률을 보여줄 지를 기대하기 보다는 냉정하게 어떤 위험요소가 있고 어떤 발생 가능한 상황이 있을 지를 고민하고 대비하는 전략이 중요하겠다.모든 위험요소의 대비에는 환헷지나 적당한 분산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의 배분이 있겠고 그 안에서도 투자종목이나 기간을 분산해서 대비할 수 있다.

꼬리리스크(Tail Risk)보다는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도 있다.

이는 혼돈 이론에서 초기값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현상을 뜻하는데 이 표현은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1972년에 미국 과학부흥협회에서 실시한 강연의 제목인 <예측가능성-브라질에서 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는가>에서 유래한다.

나비 효과에 따라서, 기상 예측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차가 크게 나타나고, 따라서 장기적인 기상 예보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얻어지고 다른 표현으로 중국에서의 작은 나비의 날개 짓이 미국에서 대형 허리케인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것으로 먼 지역의 작은 움직임이 이쪽지역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경제나 금융을 아우르는 투자시장에서도 앞으로는 이러한 꼬리리스크나 나비효과의 경험을 많이 할 것으로 판단된다.따라서 2010년의 개인 목표나 신년계획을 세울 때 해외경제 공부하기나 경제뉴스 스크랩을 넣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투자수익률의 결과는 얼마나 남들보다 빨리 꼬리리스크나 나비효과의 기미를 발견하느냐 이기 때문이다.

서기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