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파수꾼] 부산민학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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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민학회(회장 朱慶業)회원들은 매월 3째 일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학회에서 답사를 가는 날. 한달에 한번 돌아오는 유익하고 재미있기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오는 16.17일 1박 2일 코스로 '미륵대원' 이 있는 중원땅 민속문화와 태조왕건 촬영장을 찾아간다.

텔리비전 드라마 '태조왕건' 의 개경 세트장(문경새재).미륵대원터(충북 청주).마애불 좌상(괴산군).송경8경(제천시).고구려비(중원군)등을 답사한다.

민학회 답사분과위 위원들은 이들 답사 지역과 문화재.유적지 대한 자료를 챙기느라 요즘 바쁘다.

朱회장은 지난 달 현장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답사에 참여하는 회원과 일반인들에게 나눠 줄 자료집을 잘 만들기 위해서다.

이 학회는 답사 때마다 40~50쪽 분량의 자료집을 만든다. 여기에는 답사 지역의 유래와 유적.유물 등에 대한 자료와 해설이 총망라 돼있다. 이번 답사가 55회째. 1994년부터 해마다 평균 9번씩 다녔다. 초기에는 주로 부산과 경남지역을 답사했다.

금정산의 문화답사는 3차례, 경주를 중심으로 한 신라문화 답사는 4차례나 했다. 지난해부터 대상지역을 경북.호남.충청 지역으로 넓히고 있다. 우리의 전통 문화가 숨쉬고 조상의 얼이 배있는 곳은 어디든지 찾아가고 있다.

민학회는 민속학자를 초청해 강좌도 수시로 연다. 94년에는 전남 진도의 무형문화재 6가지(진도씻김굿.강강수월래 등)공연단을 모두 초청, 합동 공연을 가졌다.

민학회는 이 공연단들을 오는 10월 14일 다시 부산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95년부터 해마다 학생들을 위한 '민학마당' 을 열고 있다. 올해는 이달 중순 '부산을 배웁시다' 라는 제목으로 모임을 갖고 부산 '초량 왜관' 과 낙동강 등을 답사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정말 부산을 사랑한 사람들' 이라는 책을 엮어내기도 했다. 부산민학회는 94년 4월 주경업(서양화가)회장이 주축이 돼 결성했다.

당시 서울민학회 회원이던 朱회장이 "부산에도 우리 문화를 바로 알고 전달하고 지키는 모임을 만들자" 고 제의하자 전통 문화에 관심이 많은 주변 인사들이 동참했다.

지금 회원은 1백20여명. 학계.문화계.공무원.직장인.주부 등 각계 각층에서 참여하고 있다.

朱회장은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다행" 이라며 "그러나 서민들의 애환과 우리 조상의 얼이 서려 있는 민속음악.민속춤 등의 맥이 끊어지는 일도 있어 안타깝다" 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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