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충북 청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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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경식(辛卿植.한나라당)의 12년 텃밭' '오효진(吳效鎭.자민련)의 3백73표 뒤집기' -. 인구 9만여명의 충북 청원 표밭은 4년 전부터 달궈져 왔다. 1996년 총선에서 3백73표차로 희비가 엇갈린 두 사람의 재대결 지역이다.

20여일 전 구(舊)여권에서 장관(농수산.정무.환경)과 의원을 지냈던 정종택(鄭宗澤.민주당)씨가 새로 뛰어들면서 혼전 양상. 지난 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효진(31.2%)-정종택(29.0)-신경식(27.1)씨가 오차범위에서 물고물리는 3파전이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辛의원은 85년 선거때 鄭전장관과 겨뤄 패했지만 13대 이후 내리 3선을 했다. 鄭전장관이 辛의원의 청주고 4년 선배며, 吳 전 총리실 공보실장은 '吳씨 집성촌' 인 현도면에서 태어난 대전고 출신. 서로를 잘 알고 있는 탓인지 상대방에 대한 공격도 직설적이다.

요즘 鄭전장관의 '조직 빼내기(辛의원 표현)' 가 누구에게 유리한가를 놓고 계산이 한창이다. 吳전실장은 "鄭전장관과 학맥.출신이 겹치는 辛의원이 타격을 받고 있다" 고 주장했다.

辛의원은 "어정쩡한 야당을 싫어하는 자민련 사람들이 빠져나가 吳씨 조직이 멍들고 있다" 고 반박했다.

"JP바람은 아직 없다" 는 게 후보들의 공통된 지적. 대신 인물론에 승부를 걸고 있다. 辛의원은 "내가 4선을 하면 우리당 국무총리감이라고 이회창 총재가 얘기했다" 는 말을 전파한다.

吳전실장은 "辛의원이 시민단체 낙천자 명단에 들어갔다. 깨끗하고 든든한 오효진과 비교해 달라" 고 호소한다. 鄭전장관은 "이인제 선대위원장이 나를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했다" 고 소개한다.

한국신당의 홍성각(洪性珏)씨와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김기영(金起永)씨도 "구태정치를 내가 다 바꾸겠다" 며 표밭현장을 누비고 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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