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화·유성룡의 대입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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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은 이제 수능 성적을 어떻게 분석하고, 각 대학 전형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올해 수능을 치른 엄지원(서울 상일여고3)양과 차정엽(울산 제일고 졸)군이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기획평가이사와 이투스의 유성룡 입시정보실장을 만나 수능 가채점 점수로 모의입시전략을 짜봤다.

" 중위권 경쟁 더욱 심화 모집 군별 안정권 골라야 "


입시판도·수능성적 분석
올해 수능은 지난해보다 쉬웠다. 전체 평균 점수가 올라가고 점수 격차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위권은 밀집도가 두터워져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엄양은 전형적인 중위권이다. 최저 2~3등급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논술전형은 불리하다. 점수가 낮은 언어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학과는 피해야 한다.

대입 예상 변수
많은 중·상위권 대학들은 선발전형이 비슷하고 계열간 교차지원을 허용한다. 이 경우 자연계와 인문계 수험생이 서로 부딪히는 상황이 발생해 중위권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집군별로 분할 모집을 하는 대학들이 많아진 점도 특징이다. 수험생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모집군별 선발인원이 작아져 합격 문이 좁아졌다.

대학별 유·불리

엄양의 점수대에 해당되는 덕성여대는 언어·수리를 40% 반영하며 백분위로 뽑는다. 기준을 백분위로 하면 응시자 간 격차가 커진다. 엄양은 수리 ‘가’형 점수가 있어 덕성여대에선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광운대는 점수에 맞는 학과가 정보·전기 관련 전공들 뿐이다. 가톨릭대와 성신여대는 예상 합격선이 엄양의 점수보다 높다. 전국에 12곳이 있고 무제한 복수지원이 가능한 산업대도 고려할 수 있다. ‘나’군에선 세종대 생명공학부가 가능하다. 수리35%, 영어 30%를 반영하며 모집인원도 32명이어서 합격문이 넓다. 수리 영역 점수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엄양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서경대는 화학생명공학과가 합격 가능성이 크다. 모집정원도 50명이어서 안정적이다.

입시상담 결론
경원대 에너지생명공학과를 중심으로 세종대와 서경대로 지원범위를 좁힐 수 있다. 세종대는 추가합격 가능성이 있고, 서경대는 안정권이다. 세 대학 모두 합격할 경우 경원대를 추천한다. 경원대는 서울과 가까운 경기 성남에 위치해 통학이 편하다. 게다가 경원대 총장이 최근 가천의과학대와 통합해 의료·바이오 분야를 특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권 대학과 생물 관련 학과가 목표인 엄양에겐 최적의 선택으로 보인다. 경원대를 우선으로 하고 덕성여대·세종대를 후보대학으로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진=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기획평가이사]


" 대학별 지원 범위 좁혀 가 - 도전,나 - 하향 지원을 "

입시판도·수능성적 분석
올해 수능 수리 ‘가’형 수험생 수는 14만35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6800여명이 늘었다. 수리 평균 점수가 오를 것으로 보여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차군의 수능 결과는 수리 ‘가’형과 외국어 영역이 유리하고, 언어와 과학탐구(과탐)이 불리하다. 과탐 과목 반영 개수별 수능 총점 백분위를 보면 생물I·화학I 2개를 반영할 경우 381(평균 95.3), 생물I·화학I·물리I 3개를 반영하면 378(평균94.5)이 된다. 화학II까지 포함하면 375.3(평균 93.8)이 된다. 즉 탐구과목 2개 반영이 가장 유리하지만 차군이 목표한 상위권 대학들은 3개를 반영하므로 점수가 낮은 물리I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들로 지원 범위를 좁혀야한다.

목표 대학과 백분위 간 유·불리
내신이 1등급 후반이어서 학생부 반영은 고민하지 않고 수능 점수 백분위만으로 대학별 유·불리를 따지면 된다. 수능 20%·학생부50%·논술30%로 최종 선발하는 서울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률이 수리가 29.5%로 가장 높고 언어·외국어·탐구 각각 23.5% 반영한다. 탐구과목은 4개를 반영한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는 탐구과목 3개를 반영한다. 대입은 상대평가이므로 차군의 수능 점수를 각 목표 대학들의 전형방식에 적용시킨 백분위 평균으로 환산해 합격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차군의 백분위를 대학별로 환산하면 서울대 93.89, 고려대 94.73, 연세대 94.5, 성균관대 94.8, 한양대 94.65, 서강대 94.8로 산출된다. 유리한 대학은 서강대·성균관대·고려대·연세대·한양대·서울대 순으로 정리된다.

입시 상담 결론
서울대는 하위권 지원을 고민해볼 수 있다. 차군이 원하는 전공은 아니지만 간호·바이오시스템조경·식물생명과학 등에 모험 지원을 할 수 있다. 고려대 의예·수학교육·생명과학계열·전기전자전파공학은 어려워 보인다. 고려대의 경우 예상 백분위 평균을 살펴보면 기계공학(94.5)·컴퓨터통신공학(94.3)·신소재공학(94.15) 순으로 지원전망이 밝다. 연세대는 차군이 좋은 점수를 받은 외국어를 20%만 반영한다. 이에 따라 신소재공학은 어렵고 생활과학부나 간호학으로 좁혀야 한다. 성균관대는 의예과·반도체시스템공학을 제외한 나머지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한양대·서강대·성균관대는 의대를 빼고 안정적인 합격이 예상된다. 따라서 ‘가’군에서는 고대를 우선 지원하고, 연대를 후보로 삼는다. ‘나’군에선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로 하향·안정 지원한다. 다군에선 합격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지방대 의예·한의예과로 상향 지원해볼 것을 권한다.

[사진=이투스 유성룡 입시정보실장]

<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

< 사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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