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풍무지구 도심속 외딴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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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풍무지구가 '도심속 외딴 섬' 이 돼가고 있다.

병원.학교.동사무소.파출소.은행 등 문화.편의시설을 비롯한 기본적인 도시 기반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1993년부터 입주를 시작, 현재 3천5백여가구 1만2천여명이 살고 있는데도 그렇다.

주민 이정희(34.유현마을 신동아아파트)씨는 "편의시설과 관공서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없어 지구 내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 며 "잠자는 것 외엔 기능이 없는 이곳은 오지나 다름없다" 고 불편을 호소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아파트 건설승인과 계획성 없는 민간업체의 개발이 빚어낸 대표적인 결과다.

풍무지구는 8월부터 2002년까지 5천8백여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어서 주민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 관공서〓전입신고를 하려면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는 김포3동사무소까지 가야 한다. 치안사정도 마찬가지. 파출소가 없다. 보건소.소방서 등 필수적인 관공서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신설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 편의시설〓대형 할인매장 하나 없다. 병원.은행.스포츠 센터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주부 김윤선(37)씨는 "은행 일을 보기 위해 1시간 이상 걸리는 시내까지 나가야 한다" 고 말했다.

◇ 학교〓지난해 3월 개교한 풍무초등학교가 전부다. 중.고교는 하나도 없다. 중.고생들은 2㎞ 이상 떨어진 김포.금파중, 김포고로 마을버스를 타고 통학해야 하고 풍무초등교 역시 신동아.범양건영 아파트 단지와는 1.5㎞ 이상 떨어져 있어 어린이들이 다니기 벅차다. 김포시는 내년 3월에야 이곳에 풍무서초등교를 신설할 계획이다.

◇ 교통〓입주민 대부분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곳에 서울로 가는 버스는 69번 좌석버스(인천 오류동~김포공항 입구)1대 뿐. 그나마 김포공항 입구(지하철 송정역)가 종점이어서 서울 도심지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나 전철을 두세번씩 갈아타야 한다.

택시는 있어도 못탄다. 도농복합지역이어서 불과 2~3㎞ 떨어진 시내까지 3천원이 넘기 때문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이성룡(李成龍.36)박사는 "이 정도 주거단지를 개발하려면 자치단체가 체계적 계획을 세워야 마땅했다" 고 강조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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