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여론조사 下] 새천년 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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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 천년에 가장 존경받을 직업인으로는 컴퓨터 관련 종사자(16.4%)가 1위. 과학자(11.9%).의사(5.5%).교사(5.3%).환경분야 종사자(5.1%).첨단기술자(3.1%).연예인(3.0%).정보사업자(2.4%) 등이 앞순위로 꼽혔고, 정치인과 경찰.대통령은 불과 0.9%.2.2%.0.2%로 가장 뒷순위를 장식했다.

새 천년에 수입이 가장 많을 직업인으로도 역시 컴퓨터 관련 종사자(17.8%)가 1위. 의사(9.22%).사업가(9.2%).변호사(6.8%).연예인(6.1%).과학자(4.7%).벤처기업인(3.8%).정치인(3.6%).금융인(3.6%).첨단기술자.정보사업자.전문직.운동선수 등의 순이었는데, 존경받는 직업인에서 가장 바닥권이었던 정치인이 수입면에서는 금융인과 맞먹는 수치로 수위권에 들었다는 사실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게다가 가장 수입이 많을 직업인 순위에서 생산직 근로자를 꼽은 응답자는 겨우 0.2%로 가장 끝순위였는데, 이같은 국민들의 공통된 인식이 비록 변화하는 경제구조를 반영한 결과라 할지라도 자칫 근로의욕을 상실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까 걱정된다.

여하튼 컴퓨터 관련 종사자들과 과학기술자들의 눈부신 부상은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새 천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가장 큰 요인으로는 3명 중 2명이 환경파괴(61.9%)를 지목했다.

그외 언급된 자연재앙(16.6%)이나 과학의 급속한 발전(12.1%).연료고갈(5.1%).새로운 바이러스 출현(0.4%).식량난(0.4%) 등도 따지고 보면 환경파괴에 대한 다른 방식의 우려들로 해석된다.

때문인지 새 천년의 과학기술은 일상생활 부문 중 특히 공해문제 해결(43.4%)에 가장 큰 공헌을 하기를 기대했다.

그 외에도 난치병 해결(21.2%).자연재해 방지(14.0%).식량문제 해결(7.9%).노화방지 및 수명연장(6.0%).컴퓨터에 의한 근로 - 생활환경 개선(3.6%).우주개발(2.9%) 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을 당부했다.

그렇다면 새 천년의 일상생활은 어떻게 바뀔까. 새 천년에는 '제2의 지구라고 불릴 만한 우주기지가 개발될 것이다' 에 65.4%, '3차대전 등 인류생존을 위협할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에 50.7%가 '그럴 것' 으로 보았고, '모든 인간이 먹고 살 수 있다' 에는 42.3%, '인간의 생로병사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에는 30.5%, '모두에게 일자리가 제공될 것이다' 에는 21.7%가 '그럴 것' 으로 동의했다.

우주시대를 열어갈 새 천년에도 일자리 문제만큼은 생로병사 문제보다 해결키 어려울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 개개인의 현실생활의 절박함이 잘 나타나고 있다.

김행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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