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변 쓰레기장 건설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나주시가 영산강변에 대형 쓰레기매립장을 만들려 하자 강 하류에 있는 목포의 환경단체 등이 수질 오염이 우려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나주시는 최근 2백23억원을 들여 공산면 백사리 사등마을 남쪽에 쓰레기위생매립장을 조성키로 결정했다.

규모는 시설부지 약 6만평, 쓰레기 매립면적 약 4만평으로 완공후 30여년간 사용할 수 있다.

이달 말 전문회사를 선정해 설계와 환경성 검토를 한 뒤 공사는 내년 10월께 들어갈 계획이다.

계획대로 되면 2002년부터 모든 나주시내 모든 읍.면.동의 쓰레기를 이곳에 처리된다.

현재는 4곳의 소형 매립장에 나눠 묻고 있다.

문제는 새 매립장의 위치가 영산강과 아주 가깝다는 점. 매립장 중앙에선 3백여m, 가장자리에선 1백여m 밖에 되지 않는다.

강 줄기 아래쪽의 목포에서는 환경단체 등이 "그러잖아도 오염이 심한 강물을 더 오염시킬 것" 이라며 발끈 성을 내고 있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생기는 침출수가 새면 흙 속에서의 자연정화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영산강으로 흘러들게 된다는 지적이다.

목포환경운동연합 서한태(徐漢泰)고문은 "큰 비가 올 땐 넘치는 빗물에 쓰레기 자체까지 강으로 휩쓸려 들어오게 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매립장 조성을 막겠다" 고 말했다.

목포.무안.영암.나주.담양.장성.함평지역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영산강보존협의회(상임의장 金泰根)도 위치를 강과 거리가 먼 곳으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침출수가 유출되지 않게 고성능 차단막을 까는 등 최첨단시설을 갖춰 건설되므로 환경오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주시 김희백(金喜白)환경보호과장은 "정상적으로 배출되는 침출수도 현장에서 두 차례 정화한 뒤 8㎞ 떨어진 하수종말처리장에 보내 다시 정화해 방류키로 할 만큼 환경에 신경을 쓰고 있다" 고 밝혔다.

나주〓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