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방송법 시행…고품질 ·디지털 시대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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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통합방송법이 시행되면 국내 방송 및 관련 산업에 일대 변혁이 예상된다.

지금보다 훨씬 깨끗한 고품질의 TV 채널이 수백개씩 생겨나는가 하면 TV를 통한 초고속 인터넷도 가능해진다.

방송 산업은 본격적인 디지털시대로 접어들어 통신과 방송간 영역 구분이 없어진다. 지상파방송.케이블TV 외에 디지털 위성방송이 등장, 다매체.다채널시대가 본격화된다. 프로그램 공급업체에다 방송 영상.장비산업을 합쳐 내년부터 6년간 무려 28조원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까지 할일없이 하루에 1억원씩 까먹던 무궁화위성도 제 역할을 찾게 됐다.

◇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도래〓인공위성을 통해 훨씬 질높고 다양한 디지털 TV방송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 한국통신.데이콤 주도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중인데, 이 컨소시엄이 내년 4월께 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되면 무궁화위성을 통해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술적으로는 현재 50여개인 한국어 방송채널이 최고 2백게까지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이중 1백개 정도가 당장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츠도 종목별 전용 채널이 생기는가 하면 오락.영화 등도 분야별로 수십개씩 생기게 된다.

디지털 위성방송은 인공위성을 통해 방송이 되므로 케이블TV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이나 공중파 사각지대와 달리 전국 어디서나 시청이 가능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때문에 디지털 위성방송은 난시청 해소를 위한 매체로 이용되고 ▶케이블TV는 지역특화 서비스▶지상파방송은 공공성을 강화시킨 프로그램 위주로 서비스하는 등의 역할분담 체제가 가능해진다.

◇ 위성을 이용한 TV인터넷 등장〓디지털 위성방송은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과 달리 방송을 볼 뿐 아니라 TV를 통한 쌍방향 통신도 가능하다. TV에 달린 세트톱 박스를 통해 원하는 인터넷에 접속,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것. 때문에 가정주부나 노년층들이 PC없이도 TV를 통해 쉽게 사이버 공간에서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된다. 산간벽지 주민들도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고 전자상거래.인터넷 쇼핑 등도 활성화될 수 있다.

◇ 방송산업의 도약〓지난 95~97년 통신분야는 67%, 부가통신은 1백30% 이상 성장했지만 방송분야는 23% 성장에 그쳤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통신분야는 연 70%이상 성장했지만 방송은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그러나 디지털 위성방송은 방송산업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경우 위성 방송사인 퍼펙TV 등장 이후 프로그램 제공업체가 2년만에 50여개에서 2백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위성방송추진협의회는 한국도 오는 2005년까지 방송 소프트웨어 시장규모가 2조6천억원 이상 새로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빈사상태에 빠진 국내 프로그램 제공업체들의 경영상태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 장비분야 특수 기대〓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2005년까지 ▶디지털TV 수상기의 국내 수요가 6백여만대로 15조원을 넘어서고▶셋톱 박스 등 송.수신장치만 5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TV 수상기 가격은 현재 6천~7천달러 정도지만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2년내 2천달러로 떨어져 대중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방송.통신을 통합한 디지털 콘텐츠시장만 7조7천억원이 새로 만들어지고 광고.패션 등에도 새로운 시각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관련 분야의 일자리도 크게 늘어나 디지털.영상분야에만 신규 고용이 1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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