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기자에게 물어보세요] 성격이 자주 돌변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문> 친한 친구가 수시로 변해서 종잡을 수가 없어요. 때론 발랄하고 자신감에 넘치다가도 갑자기 자포자기한 사람처럼 멍해집니다. 또 지나칠 만큼 유쾌하다가도 순간 기분이 침울해져요. 남들도 '좀 이상하다' 고 할 정도입니다(일산 미혼여성 S).

<답> 친구분 증상은 '경계성 인격장애(境界性人格障碍)' 로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대인관계.행동.기분.자기에 대한 평가나 느낌 등이 자주 변하는 이상성격(異常性格)이죠. 예컨대 상대방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쳐 급격히 가까워졌다가 곧 실망하고 원망하면서 멀어지는 양상이 반복되죠. 남에게 의존하는 마음과 자기확신 사이에서 방황하며 기분도 정상-우울-분노 사이를 왔다갔다 합니다.

행동은 충동적이라 예측하기 어렵고 자제력도 떨어지죠. 자연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병은 어느 정도 이런 요인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근래 전통적인 가치체계가 무너지면서 국내에서도 90년대 이후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요. 특히 여자에게 흔합니다.

친구가 이상성격 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렵고 자신도 괴롭다면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증상이 오래되면 합병증으로 반응성 정신병.우울증.우울성 신경증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통상 일정기간 이상 항(抗)정신병.항우울증 약물투여와 함께 1~2년간 행동치료.정신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자신의 주체성을 확립하고 충동적 행동을 다스리면서 대인관계를 기복 없이 안정되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 치료목표랍니다.

황세희 기자

◇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문의내용을 생활과학부 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