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발굴결과 발표…동양최대 '판축토성'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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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백제 초기 왕성터의 유력한 후보지로 손꼽혀 온 서울 송파구 풍납동 풍납토성이 기원 후 3세기쯤에 축조된 백제 초기의 토성이자 동양 최대의 판축토성 (板築土城 : 판자와 판자 사이에 흙을 넣고 공이로 다진 성) 임이 밝혀졌다.

이는 백제가 475년 문주왕 원년 수도를 웅진 (공주) 으로 옮기기까지 4백93년간 한성백제의 왕성이 풍납토성이었으며 백제가 적어도 3세기 이전에 강력한 왕권을 갖춘 고대국가였음을 사실상 확정하는 것으로 '삼국사기' 의 '백제본기' 초기 기록이 허구가 아님을 입증하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이 곳을 발굴중인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 조유전) 는 12일 풍납토성 동쪽벽 일부 구간 중 2개 지점을 골라 성벽을 절단해 본 결과 이 토성이 폭 40m, 높이 9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강을 끼고 반타원형으로 3.5㎞를 빙두른 것으로 추정 (현재는 2.2㎞가 남아 있음) 되는 풍납토성의 발굴 결과에 대해 학계는 바로 이 성벽의 규모가 한성백제의 실체를 파악하게 하는 결정적 사료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발굴단 절단 결과 토성은 ▶성벽 가장 밑쪽에 뻘로 기초를 다진 뒤 아래쪽에 폭 7m, 높이 5m 가량 정도의 사다리꼴 모양으로 중심 토루를 쌓았으며 ▶안쪽으로 사질토와 모래,점토다짐흙과 뻘흙을 위주로 한 판축토루를 비스듬하게 덧붙인 뒤 ▶토루 위에 강돌로 된 3단의 석렬 (돌을 열로 지어 쌓은 것) 과 할석 (깬돌) 렬 1단을 쌓아 마무리한 사실을 밝혀냈다.

발굴단측은 특히 석력에 대해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면서 물을 빼내는 기능도 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며 "뻘흙으로 이뤄진 토루에서는 판축에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들이 얽혀있는 상태로 단을 이루며 같은 간격으로 출토돼 당시 판축방법 및 성축조 기술과 관련된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고 밝혔다.

이번 발굴에서는 경질무문토기.타날문토기. 회색무문토기를 비롯한 다양한 토기와 동이조각 등이 출토됐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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