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해임안.세풍 등 싸고 정국 대립 격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나라당 이회창 (李會昌) 총재는 9일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국민회의 탈당과 재신임 국민투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권은 이례적으로 청와대가 직접 "李총재의 행태야말로 개혁 대상" 이라고 비난하고 나서 정국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김종필 (金鍾泌) 총리의 국회 해임건의안을 관철키로 한 반면 여권은 이를 저지키로 해 여야 공방이 다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세풍 (稅風.한나라당의 국세청 동원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에 대해 金대통령은 이날 "국기를 뒤흔든 사건이며, 야당이 스스로 고백하고 청산해야 한다" 고 수사협조를 촉구했다.

◇ 李총재 회견 = 李총재는 3金정치 청산을 내세우면서 "金대통령은 국민회의를 탈당해 국정에 전념하라" 고 촉구했다.

그는 "내각제 개헌 유보는 장기집권 음모이며,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李총재는 내각제 연내 개헌 파기와 관련, "金대통령은 국민을 기만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 고 요구했다.

그는 "장기집권 음모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하겠다" 고 밝히고 한나라당의 '제2창당' 을 선언했다.

◇ 청와대 반박 = 이에 대해 박준영 (朴晙瑩) 대변인은 "李총재와 한나라당이 국가파탄의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국가위기 상황에서도 정치투쟁을 일삼고 있다" 고 비난했다.

그는 "李총재는 김영삼 (金泳三)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감사원장.총리.당대표를 역임했고, 여당 대통령후보로 지명됐음을 알아야한다" 며 "3金 청산을 말할 자격이 없다" 고 주장했다.

◇ 총리 해임안.세풍 공방 = 여권은 이날 金대통령 주재로 국민회의 당직자와의 오찬, 자민련 박태준 (朴泰俊) 총재와의 회동을 통해 해임안 상정 및 표결을 저지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해임안을 10일 낸다.

한편 한나라당은 검찰이 세풍 모금 1년 전인 96년 11월의 당 후원금 계좌를 조사하는 등 세풍 수사를 빌미로 불법적 정치자금 사찰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 여부를 검토하겠다" 고 말했다.

반면 국민회의 이영일 (李榮一) 대변인은 "세풍 수사는 당연하며, 개인적으로 유용한 부분에 대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이연홍.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