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역도 기대주 김순희 "세계新 문제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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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차디찬 쇳덩이를 사랑하는 '처녀 역사' 김순희 (22.경남대) . 1m65㎝.75㎏의 다부진 체격의 김순희가 '세계신기록과의 전쟁' 을 조용히 선포했다. 김은 여자 역도에서 신기록을 경신할 '0순위'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따내며 침체된 한국 여자역도에 희망을 던졌던 김은 지난 4월 봄철역도대회에서도 한국신기록을 무려 5개나 갈아치우는 엄청난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 93년 경남체고 1년때 역도를 시작한 김은 힘만 뛰어났지 기량은 형편없는 무명선수였다.

그러나 국내 선수층이 얇은 현실에서 역도연맹은 김의 잠재성만을 믿고 96년말 대표로 발탁했고, 이 모험은 박태민 (33) 대표팀 코치와 만나면서 뜻밖의 '대어' 발굴로 이어졌다.

김은 박코치의 조련을 통해 몸과 바벨이 따로 노는 불안정한 자세를 고쳤고 자신만의 훈련방법인 '순돌이 프로그램' 을 만들었다.

'순돌이' 는 자신의 이름 앞자에 '돌쇠' 처럼 묵묵히 밀고 나가라는 의미에서 붙였다. 주 내용은 바벨의 무게와 들어올리는 횟수, 상.하체 보강운동, 파워훈련 등 자신의 체형에 맞게 연습량을 조절하는 것.

3년 전인 96년 인상과 용상 합계 기록이 2백2. 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백37.5㎏으로 해마다 10㎏ 이상 향상되는 놀라운 발전을 했다. 세계기록인 2백50㎏을 향해 중단없는 전진을 한 셈이다.

도약의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25일 전국여자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김은 "오는 11월 세계선수권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세워 정상에 오르겠다" 는 포부를 밝혔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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