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증권사, SK텔레콤 증자관련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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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국내 증시에서 유일하게 주가가 1백만원이 넘어 '황제주' 로 불리는 SK텔레콤의 주가가 최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유는 지난 14일 발표한 1조2천억원 규모의 대량 유상증자 때문. 투자자들은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주식수가 늘어나게 돼 회사의 자산에 대한 주식의 가치가 희석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최근 일제히 SK텔레콤 종목 분석 자료를 냈다.

◇ 모건스탠리증권 = '적극 매수' 에서 '중립' 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 증자를 통해 마련할 자금의 용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시설 투자를 위한 현금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다. 증자를 하게 되면 주식 가치가 희석되므로 목표 주가를 1백50만원에서 1백30만원으로 낮춘다.

◇ 쟈딘플레밍증권 = 투자자들은 이번 유상증자가 순수하지 않은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18%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통신이 SK텔레콤과 비밀스런 거래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통신의 행동은 정부의 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크레디리요네증권 = 이번 증자는 SK그룹이 SK텔레콤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조정 모습을 보이더라도 기본 가치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 CSFB증권 = 펀더멘털 (기본 가치) 측면에서 봐서 '매수' 추천을 계속한다.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1백35만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 ING베어링증권 = 주가가 내린 이유 가운데 하나는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SK텔레콤을 대량 매도할 가능성이었다. 헤지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이 돈을 찾으려면 최소한 한달전에 환매를 요청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대량 매도는 없을 것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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