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 특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14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지난 검사장급 이상 인사와 마찬가지로 연공서열보다 세대교체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된 사시14~15회 출신 중 사표 제출자 2명을 제외한 11명 전원을 서울고검 검사직에 배치시킨 것이 이를 증명한다.

검사장 승진을 바라볼 수 있는 재경지청장.서울지검 차장.서울고검 부장 등의 요직에 단 한명도 기용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들을 지휘할 고검 부장 세 자리를 모두 사시16~17회 출신의 후배들이 차지해 입장이 더욱 난처하게 됐다.

인사권자의 의중이 이들의 경륜을 활용하겠다는 데 있기보다 '부담' 으로 느끼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8월로 예정된 평검사 인사 때 명예퇴직을 포함, 추가 사표 제출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한직 발령으로 조직은 한층 더 젊어졌다.

재경지청장은 16회, 서울지검 차장은 17회, 부산지검을 비롯한 일선지검 차장은 18회 선두그룹으로 메워졌다.

그동안 많은 인재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였던 사시16회에서 검사장 승진을 목전에 두고 선발주자군이 처음으로 부각됐다는 점도 이번 인사의 한 특징. 김성호 (金成浩) 동부. 박태종 (朴泰淙) 남부. 윤종남 (尹鍾南) 북부. 서영제 (徐永濟) 서부. 김재기 (金在琪) 의정부지청장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17회 중에선 서울지검 임승관 (林承寬) 1차장. 정상명 (鄭相明) 2차장.임양운 (林梁云) 3차장. 이종왕 (李鍾旺) 대검 수사기획관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게 됐다.

그러나 24회 출신들이 포진할 것으로 전망되던 법무부.대검 과장과 재경지청 부장검사 자리에 23회 출신들을 대거 배치한 것은 나름대로 조직의 안정화를 꾀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이른바 '사정 (司正) 라인' 에 특수수사 전문가들이 전진 배치돼 검찰의 향후 사정 드라이브 강도를 짐작케 해준다.

서울지검 특수1부장엔 중수부 과장 출신의 이훈규 (李勳圭) 법무부 검찰1과장이 전공을 찾아 돌아왔고 특수 2.3부장엔 신상규 (申相圭). 이귀남 (李貴男) 중수부 2.3과장이 그대로 이동했다.

세풍사건 등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유임된 이승구 (李承玖) 중수1과장과 함께 사정의 기존 기조는 유지하면서 강도는 한층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진형구 (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 발언 파문으로 인사상 불이익이 우려되던 공안 라인은 대부분 제 위치에 배려돼 사건을 秦전부장의 실언으로 바라보는 검찰 내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김정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