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한계령휴게소 화장실엔 새까만 파리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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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일요일 가족과 함께 속초에 다녀왔다.

결론적으로 모처럼의 휴일나들이는 설악산 한계령에서 망치고 말았다.

그날 몇시간 동안의 운전으로 인한 피로도 풀 겸 한계령 휴게소에 들렀다.

화장실에 들어선 순간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화장실 천장엔 쉬파리들이 새까맣게 붙어 있고 마치 벌떼가 웅웅거리는 것처럼 날아다니고 있었다.

여자들은 놀라서 비명만 지르고 화장실엔 들어갈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마침 한계령 정상엔 '99 강원관광EXPO를 알리는 현수막이 높이 걸려 있었다.

강원도의 곳곳에 관광 EXPO를 알리는 현수막은 참 많이 세워져 있었다.

한계령은 관광EXPO에 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가야 하는 관문 중의 하나고, 그 이름만으로도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관광EXPO를 찾아온 외국 관광객이 강원도 관문에서부터 더러운 화장실을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대대적인 광고만 할 게 아니라 기초적인 시설을 잘 유지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대를 갖고 관광EXPO를 찾는 손님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길 바란다.

이경림 <서울성북구하월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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