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리더] '아시아의 빌게이츠' 심옹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싱가포르의 고촉통 (吳作棟) 총리는 최근 이례적인 대 (對) 국민 특별담화를 내놓았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국민으로서 덩치 큰 나라에 이기기 위해선 '21세기 지식경제 모델' 인 심옹후 (沈望傅.43)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회장을 본받아야 한다" 는 내용이다.

일국의 총리가 한 기업인을 아예 '나라의 영웅' 으로 치켜세운 것이다.

주인공인 沈회장은 컴퓨터 오디오용 사운드카드 '사운드 블래스터' 의 창시자. 싱가포르에서는 '아시아의 빌 게이츠' 로 불린다.

그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달걀을 팔아가며 학교를 다녔다.

전문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81년 6천달러를 들여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를 창업한다.

그리고 89년 전세계 사운드카드의 대명사격인 사운드 블래스터를 개발, 멀티미디어 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현재 IBM.인텔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업체로는 최초로 미 뉴욕 나스닥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해말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도 그를 향후 50년간 아시아를 이끌어 나갈 '아시아의 스타' 로 선정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구조조정을 통해 이 시대 경영인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그는 "사회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법률체제와 교육내용을 바꿔야 한다" 고 역설한다.

규칙대로만 움직이고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살아선 평생 그 자리에 머물거나 후퇴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자라나는 학생들도 '투자' 가 뭔지, 그리고 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며 어린 초.중등학교 학생들에게 10달러의 강연료를 받으며 자신의 성공비결을 알리는 강좌를 열고 있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