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당직인사 반응]아쉬움속 기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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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 16일 이틀간에 걸친 당직인사로 어수선하던 국민회의가 이내 차분함을 찾고 있다.

새로 기용된 장영철 (張永喆) 정책위의장과 정동채 (鄭東采) 기조위원장이 모두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기 때문. 전임자인 김원길 (金元吉).설훈 (薛勳) 의원이 민감한 사안에도 거침없이 소신을 밝혀 설화 (舌禍) 를 겪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결과적으로 3.30 재.보선을 앞두고 자민련과의 공조가 중요한 시점에서 일단 분란의 소지가 줄어들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기존 당직자들과의 융화 측면에서도 張의장과 鄭위원장은 일단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일처리가 문제이긴 하지만 張의장은 동교동계 핵심실세인 한화갑 (韓和甲) 원내총무가 공들여 영입한 인물. 따라서 정책위의장 - 총무라인의 호흡이 잘 맞을 것이란 관측이다.

鄭위원장은 소리없이 업무를 챙기는 스타일이어서 전임자처럼 '총장 영역' 을 넘나드는 발언을 할 소지가 적다.

결과적으로 정균환 (鄭均桓) 사무총장이 편안하게 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직 장악력 측면에서는 문제 발생소지가 없지 않다.

특히 張의장의 경우 노동부장관 출신이지만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파악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고 당내에 뿌리내리지 못한 입당파란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옛 여권의 보수적 색채가 남아 있는 그가 개혁성향의 정책위 실무자와 제대로 손발을 맞추지 못할 경우 정책수립 과정에서 혼선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수석부대변인에 김충일 (金忠一) 의원을 임명한 것도 영입파들에게 의욕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지만 다소 형식적 인선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정치적 소신이 강한 김원길.설훈 의원의 퇴진이 당의 정체성에 흠결을 남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인사들은 "주요 당직에 관리형 인사가 포진함으로써 당의 목소리가 위축되고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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