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유아프로 '동화 클리닉'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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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아이를 야단칠 때마다 엄마들은 속이 여간 상하는 게 아니다. 엄마가 요구하는 몇가지만 지켜준다면 한없이 예쁜 자녀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매를 들 이유가 없는데 야속하게도 아이들이 그걸 몰라주니 말이다.

아이도 서운하긴 마찬가지다. 먹기 싫은 밥을 억지로 강요하거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목욕을 강제로 시키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답이 없는 갈등' 을 푸는 해법이 담긴 TV프로가 화제다. KBS - 2TV가 이달 초부터 방영하는 '동화 클리닉' (연출 김형진) .장수 유아프로인 '엄마와 함께 동화나라로' (토 오전8시15분)에 신설된 코너다.

'동화 클리닉' 은 어린이들의 나쁜 습관을 재미있는 만화와 동화를 통해 바로잡아주는 참신한 시도를 한다.

지난 13일 방송된 '병원가기 싫어하는 어린이' 편. 아이들에겐 무섭기만 한 의사선생님들이 나와 병원이 얼마나 편안한 곳인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아플 때 병원에 가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얘기, 간호사 언니의 따뜻한 마음씨를 그려주면서 자연스럽게 병원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도록 도와준다.

지난 6일에 방송된 '씻기 싫어하는 아이' 편에선 아이들에게 위생적인 생활의 중요성을 알려줌과 동시에 목욕물을 받는 동안 엄마가 주의를 소홀히 할 경우 아이에게 큰 사고가 닥칠 수도 있다는 점을 역시 흥미로운 만화를 통해 일깨워줬다.

20일엔 미끄럼틀에서 놀다 커다란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통해 아이와 엄마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동화 클리닉' 은 캐나다 '멀티미디어' 사가 제작, 방영해 큰 호응을 얻었던 유아 교육 전문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의사.119 구조대원 등 우리나라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들은 현장 이야기들을 보태 만든 것.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특정한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깨달음을 주는 방식이어서 높은 효과가 기대된다.

윤선 작가는 "캐나다 애니메이션을 일단 20회분 정도 확보한 상황이지만 부모들의 반응이 좋으면 추가로 편성할 생각" 이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엄마와…' 에선 시청자가 직접 참여해 동화를 만들어가는 '햇님과 바람' 등을 새롭게 단장하고 월~금 같은 채널, 같은 시간에 방영되는 '꼬꼬마 텔레토비' 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일단 1.2회분에선 시청률이 '꼬꼬마 텔레토비' 에 뒤지지 않는 등 순항 중이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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