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전.현 왕비 평판 대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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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후세인 국왕 사망과 장남 압둘라의 국왕 즉위로 요르단의 왕비 자리도 주인이 바뀌었다.

압둘라의 아내 라니아 (28)가 압둘라의 즉위와 함께 공식 왕비로 선포됨으로써 새 퍼스트 레이디가 된 것이다.

라니아와 후세인의 네번째 처인 전왕비 누르 (47) 는 출생배경이 사뭇 다르다.

압둘라 신임 국왕은 후세인의 두번째 부인 소생. 누르는 부유한 아랍계 미국인의 딸로 미국에서 출생해 프린스턴대를 졸업했지만 라니아는 팔레스타인 난민인 부모 아래 쿠웨이트에서 태어났다.

라니아의 부친은 의사. 78년 16년 연상인 후세인과 결혼한 누르는 최근 남편의 후광 아래 대인지뢰 금지운동 등 활발한 국제활동을 펼치며 '미모의 명사' 로 이름을 날려왔다.

하지만 '여자는 가정에 있어야 한다' 고 믿는 요르단인으로부터 '가난한 나라의 부유한 왕가에서 너무 설친다' 는 험구를 들어왔다.

새 왕비 라니아는 쿠웨이트에서 중등교육을 받고 이집트 카이로의 아메리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 91년 학위를 취득했다.

그녀는 압둘라 국왕을 친구 소개로 만나 지난 93년 결혼했다.

그후 아랍풍속대로 '너무 튀는' 활동은 자제하면서 육아에도 신경써 칭찬을 들어왔다.

슬하에 후세인 (5) 왕자와 이만 (3) 공주를 두고 있다.

라니아는 한편으로 '요르단 재단' 을 통해 여성들의 수공예품 제작, 관련기업 창업을 지원하거나 아동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펴고 있다.

수상스포츠에도 일가견이 있어 '요르단 수상스포츠연맹' 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현재 요르단 국민의 절반은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이어서 라니아 왕비는 이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아낌을 받고 있다.

때문에 그녀의 출신배경은 군 출신인 남편의 이력과 함께 후세인 사후 국내정국의 조속한 안정에 한몫할 것이라는 관측이다.대학때도 방학이면 팔레스타인 집단거주지를 찾곤 했던 다감한 면이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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