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형 사진일기 연재를 시작하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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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22면

5일부터 중앙일보 지면에 새롭게 선보인 '김관형의 사진일기' .만평이나 만화 등 기존 연재물과 성격이 다른 '사진+글 (카피)' 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주 2~3회 독자들을 찾아간다.

작가 김관형 (金寬亨.40) 씨는 "일간지에서 우리 사회의 중심세대들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코너가 아쉬웠다" 며 '사진일기' 의 구상 동기를 설명한다.

" '재미' 는 무조건 웃기는 데서 나오는 건 아닙니다. 눈길을 잠시 머무르게 하는 사진 한 장, 음미할 수 있는 글 한 줄이 주는 폭넓고 깊은 재미를 추구하고 싶습니다. " 정보로 가득한 신문에서 전혀 다른 종류의 의미있는 재미를 주자는 의도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사물과의 조용한 대화' 라고 표현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성찰이 독자에게 전달.증폭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그는 우리 사회의 중추세대인 '30~40대의 정서' 를 표현하려고 한다.

"혜택받고 자란 20대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질투섞인 부러움, 고생 많이 한 윗 세대를 보면서 느끼는 왠지 모를 안도감, 이런 게 아닐까요. 그러면서 가정을 꾸려나가는 위치가 되니 서서히 중압감과 스트레스가 느껴지고…. 친구를 만나 술 한잔을 해도 맘이 편치가 않고 말이죠. "

글이 먼저 떠오를 때도 있고 사진이 먼저 잡히는 경우도 있다.

모든 사진은 그가 연출한다.

낡은 수동타자기, 체중계의 눈금, 고양이의 발톱자국 등 카피를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을 만드는 것이다.원하는 소품을 끝내 못 구하면 직접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고민과 수공의 과정을 거치자면 만만한 작업일 리가 없다.

그러므로 '쉽게 읽히는 작품' 이 되지 않는 것이 그의 최대 희망. "직독직해 (直讀直解) 보다 5초 정도 생각해야 하는 사진과 글이 됐으면 좋겠어요. " '푸하하 - ' 터지는 웃음보다 '씨익 - ' 하는 미소를 노린다는 말일 게다.

기선민 기자

[김관형씨는…]

▶59년생

▶87년 중앙대 공예학과 졸업

▶87~92년 한국일보 일러스트레이션 기자

▶95~97년 대우그룹 캠페인 캐릭터 제작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삼성그룹 그래픽 제작

▶현재 계원조형예술대학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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