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정,亞게임 선발탈락 아픔딛고 종합탁구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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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여자탁구 국가대표 최고참 박해정 (25.제일모직) 이 부활했다. 박해정은 29일 막을 내린 제52회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팀 후배인 국가대표 에이스 유지혜를 물리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스스로는 4년만의 감격이었다.

91년 처음 태극 유니폼을 입은 박해정은 93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주전으로 발탁되기 시작했고 94년 종합탁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예고했다.

하지만 체력과 순발력이 떨어지는 약점 탓에 곧 후배들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이 대회 타이틀은 3년내내 유지혜에게 빼앗겼다. 특히 방콕아시안게임은 크나큰 좌절이었다.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8년이나 뛰었는데 그만둘 때가 된 것 같다" 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고 이번 대회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8강전에서 김무교를 꺾으며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결승에서 만난 유지혜는 지난 4년 동안 크고 작은 국내외 대회는 물론 연습게임에서조차 이겨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첫세트를 내준 박해정은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박해정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이제야 경기운영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애초부터 굵고 강한 공격보다는 상대방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작은 기술이 특기이기도 했다.

초등학교 4년 때부터 탁구에만 매달려 온 박해정은 운전.컴퓨터.외국어 등 다른 해보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탁구를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체력과 정신력이 완전히 다할 때까지 현역에서 뛸 작정이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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