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거북선등 문화유산 종이모형 만든 이면우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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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W이론' '신창조론' 등 바람직한 벤처산업의 모델을 이론으로 제시해왔던 서울대 이면우 (李冕雨.산업공학) 교수가 '페이퍼 매직' 이란 벤처회사를 차려 거북선.인정전 등 문화유산을 종이모형 제품으로 출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산화개발.수입대체 등은 국내 시장만을 염두에 둔 로컬 벤처입니다. 하이터치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 세계시장을 목표로 뛰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난해 전국대학생벤처네트워크란 것을 꾸렸고 첫 벤처회사로 출범한 것이 바로 페이퍼 매직입니다." 페이퍼 매직은 구매자들이 칼과 풀을 쓰지않고도 2시간여만에 우리의 고건축물을 만들어내는 '매직' 을 경험하게 한다.

세계문화유산 시리즈의 하나인 인정전과 이순신 순국 4백주기를 맞아 만든 거북선이 출시 중이다.

"세계적인 어린이 장난감 레고가 3세부터 15세까지의 어린이 한명에게 평균 1천2백달러어치, 즉 우리 돈으로 1백40여만원어치를 판다고 합니다. 노려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 '글로벌' 벤처이기에 초창기에는 어려움도 겪었다.

지난 9월 처음 출시된 제품인 인정전의 종이가 얇아 건물의 품격 (?) 을 느낄 수 없었던 것. 李교수는 결국 출시된 제품을 모두 거둬들이는 한편 구입자에게는 '죄송하다' 는 말과 함께 제품을 몇개 더 제공했다.

이로 인해 쓰게 된 5천여만원은 완벽한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험을 위해 흘린 뼈아픈 눈물이었다.

"세계시장을 노려 우리 말뿐 아니라 친절하게 영어.일본어.중국어 설명을 병기했습니다. 또 고증을 바탕으로 정확한 모형이 되도록 했습니다. 거북선의 경우 관련서적 20여권을 철저히 연구했습니다. " 李교수는 앞으로 세계적인 명소도 종이 모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李교수가 대학생들에게 당부하는 말. "지난해 서울대에서 전국대학생벤처네트워크를 한다니까 3백여명이 몰려오더니 돈을 안준다니까 2백70명이 빠지고 현재 2명만 남았습니다. 벤처정신은 남들이 못하게 말려도 하는 것입니다. "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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