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요통신]계엄 방불 축구장 살벌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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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과 태국의 축구 8강전이 열린 방콕 라자망갈라 구장은 마치 비상계엄을 선포한 듯 살벌한 분위기.

출입구마다 권총을 찬 경찰과 진압봉을 든 특수부대 요원들이 진을 치고 관중들의 가방을 일일이 검사, 질서를 문란케 할 수 있는 물품을 모두 압수.

구장안 스탠드에서는 군견까지 거느린 특수부대원들이 5m 간격으로 배치돼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그라운드로 통하는 출입구에도 10여명의 군인들이 늘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

*** 영어인터뷰 요구에 신경질

○…한국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태국과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던 중 외신기자들이 끼어들어 영어로 말할 것을 요구하자 "나는 영어를 못한다. 당신들이 한국어를 배우라" 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

허감독은 태국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심판들이 방치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

*** 축구패배 "자만심때문" 해석

○…축구대표팀이 태국에 패하자 한국선수단내에서는 "꼴 좋다" 는 반응이 주류. 지난 12일 오후 축구팀이 "선수촌에서 생활하기 힘들다. 호텔에서 생활하겠다" 며 선수촌에서 나간 뒤 축구팀에 대한 선수단의 반감이 커진 듯.

일부에서는 "다른 종목의 선수들과 위화감을 조성해가면서 '안락한 생활' 을 찾아 나간 자만심의 결과가 패배로 연결됐다" 고 해석하기도.

***일본 추월하자 선수단 활기

○…대회 중반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성과를 내자 이날 오전 한국선수단 임원회의는 모처럼 활기를 띤 분위기. 그동안 일본의 질주에 비해 한국의 더딘 행보에 침울했던 한국선수단은 이날만큼은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간단하게 회의를 종료.

***한국요트선수들 해변서 휴식

○…금메달 6개로 한국의 종합 2위 탈환에 교두보를 마련한 요트팀이 14일 태국 최고의 관광지인 파타야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여유를 보여 다른 종목 선수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전날 '금메달 3개는 확실하고 5개까지 유력하다' 는 연락을 받고 포상금을 미리 마련해 경기장으로 달려간 김정행 단장은 금메달이 6개나 쏟아지자 여분으로 가져간 돈을 합쳐 포상금을 지급하는 수완을 발휘.

***아버지.아들 같은 종목서 금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부자 (父子)가 같은 종목에서 우승해 화제. 일본의 아시안게임 해머던지기 5관왕인 아버지 고지 시게노부와 아들 고지 무로후시 (24)가 주인공. 아들 무로후시는 13일 타마삿경기장에서 열린 해머던지기에서 78.57m를 던져 금메달을 따내 아버지가 세운 70~86년 아시안게임 5관왕의 영광을 이었다.

***한국, 골프 동메달 수용할듯

○…동일국가 선수가 한 종목에서 금.은.동메달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한 아시아올림픽위원회 (OCA) 의 결정을 한국이 수용할 것으로 전망. 14일 임원회의에서 한국은 볼링에서 차미정이 억울하게 빼앗긴 동메달을 골프에서 장정이 찾아온 셈이 돼 득실이 없다고 판단, 문제를 확대하지 말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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