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도 마찬가지다. 요즘 IT 환경은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서비스 등 복잡한 구조로 얽혀 있다. 관련 업체와 기술, 제품들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래서 더욱 중요해진 개념이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다. 상호운용성은 제조사나 제품, 기술 표준 등과 관계 없이 데이터를 자유롭게 교환하고 공유해서 협업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특정 회사의 SW로 작성된 파일을 다른 회사의 SW로도 편집할 수 있는 것이나, PC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웹사이트를 휴대전화를 통해 볼 수 있는 것도 상호운용성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IT에서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다. 기존의 표준과 새롭게 생겨나는 표준 기술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고, 제품 설계부터 수많은 기술업체의 의견을 담아야 상호 운용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의 핵심 기술을 경쟁사에까지 공개하는 등 지식 재산을 공유하는 개방적 자세도 요구된다. 그래야만 IT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지고, 소비자에게는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0월 22일 출시 예정인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 7’도 이처럼 복잡하고도 힘겨운 과정을 거쳐 개발되고 있다. IT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핵심 가치 중 하나가 협업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면, 상호운용성 확보는 그 전제조건이다.
따라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경쟁사 제품도 끌어안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IT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 경제가 더욱 발전하려면 누구나 창작의 기쁨을 맛보며 ‘잘 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레고 블록에서 어린이들이 느꼈던 그 기쁨처럼 말이다.
김 제임스 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jameskim@micro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