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 정도로 금리 상승폭이 컸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시장은 물론 금융 당국도 CD 금리의 오름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가 소비 감소 등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잠잠하던 CD 금리가 움직이고 있는 것은 향후 한국은행이 연 2%로 묶어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주택담보 대출과 주택가격 상승은 상당히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자금부 여지동 차장은 “통화정책 당국의 수장으로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시장은 이 발언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결국 CD 금리가 연말 또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미리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또 최근 CD 금리의 상승세를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금리가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도 많다. 대개 같은 만기라면 CD 금리가 은행채보다 금리가 더 높다. 그러나 경기회복 신호에 따라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채 금리가 CD금리보다 더 높은 상황이 꽤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점 때문에 금융당국은 저금리 기조의 유지를 원했고, 은행도 이에 동조해 가급적 CD의 발행을 자제했다”며 “그 결과 오랜 기간 비정상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방아쇠가 당겨진 CD 금리가 언제까지, 얼마나 오를것이냐다. 금융위원회 추경호 금융정책국장은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에서 CD 금리가 기조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금 오르다 말 것이란 얘기다.
반면 현대증권 신동준 채권팀장은 “4분기까지 CD 금리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투신운용 김형호 채권운용본부장은 “현실적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CD 금리도 내년 상반기까지 3%를 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