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꿈과 양육관계는 연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꿈은 마음의 거울.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홍강의 (洪剛義).신민섭 (申敏燮) 교수팀은 최근 정신의학회지에 초등학생 2백73명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꿈의 횟수와 내용이 아동의 사회성은 물론 어머니의 양육태도와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꿈을 자주 꾸는 학생일수록 학교생활 등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어머니가 아이에게 독립성을 길러주는 양육태도를 보였을 때 행복한 꿈을 자주 꾸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무서운 꿈은 성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였다.

남아의 경우 무서운 꿈을 자주 꿀수록 사회성이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여아는 사회성이 낮게 나타났다.

주제나 등장인물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를 보였다.

추락하거나 벌을 받고 신기한 놀이를 자주 경험하거나 꿈에 친구나 로봇이 등장한 어린이는 독립적이고 외향적인 경향이 있는 반면 쫓기는 꿈이나 꿈에 귀신이 자주 등장하는 꿈을 꾸는 어린이는 정서불안 등 문제행동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도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대통령이 되는 꿈을 꾼 아동은 어머니의 양육태도가 애정이 있고 다른 이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외향적이고 독립적으로 기르는 등 긍정적인 경향임에 비해 부자가 되는 꿈을 꾼 어린이에겐 어머니의 태도가 미워하고 남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내향적이고 아이를 의존적으로 기르는 등 부정적인 경향이 높았다.

꿈이 아동의 인지발달에 관여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구체적 꿈의 내용과 아동행동 및 어머니의 양육태도와 관련성이 밝혀지긴 이번이 처음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