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동반 폭등 … 그리스펀 美금리인하 발언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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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뉴욕 = 김동균 특파원.싱가포르 = 연합]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의 금리인하 시사 발언에 영향받아 24일 세계 증시가 일제히 폭등했다.

도쿄 (東京) 증시의 닛케이 지수는 이날 3.02%인 415.97엔이 오른 14, 205.78엔을 기록했으며 홍콩과 싱가포르 증시도 각각 전날 대비 5.4%와 3.8% 상승했다.

한국 증시도 이날 6.4% 올랐고, 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 증시도 크게 올랐다. 이어 열린 유럽증시도 큰 폭의 상승세를 탔다.

그린스펀 의장은 23일 (현지시간) "세계 경제위기가 악화돼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의 불안정한 상태를 조속히 안정시켜야 한다" 고 언급,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미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에서 "우리는 세계적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고 말하고 "외국의 경제악화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돼 인플레가 억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고 덧붙였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의 이 발언이 오는 29일 개최될 FRB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힘입어 뉴욕증시 주가가 급등, 다우존스 지수가 257.21포인트 (3.26%) 나 뛰어올라 다시 8, 000선을 회복했고, 뉴욕 외환시장의 달러화는 일본 엔화를 제외한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국제투자자본이 신흥시장을 떠나 미국으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미국 경제의 성장을 부추겨 세계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어 현재의 경제위기에 핵심처방으로 꼽히고 있다.

FRB가 결정하는 연방기금 금리는 97년 3월 25일 이전의 5.25%에서 5.5%로 인상된 이후 지금까지 1년6개월 동안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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