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하나로는 '세계정상 골퍼' 라고 불리기엔 충분치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우즈의 큰형' 으로 불렀다.
일단 외모에서 점수가 깎였다.
41세인데도 불뚝 튀어나온 배와 약간 벗겨진 머리 등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 때문이었다.
사실 오메라는 지금까지의 골프 일인자들과 너무 차이가 있었다.
그에게는 아널드 파머의 화려함도 잭 니클로스의 재능도 없어 보였다.
세베 바예스테로스.그레그 노먼.닉 팔도 등 쟁쟁한 동년배들이 번갈아 필드를 주름잡을 때 그가 팬들에게 남겨놓은 기억은 없었다.
그리고 20세나 적은 타이거 우즈가 나타났다. 바로 지난해의 일이다.
우즈는 골프의 모든 관심을 독차지했다. 플로리다주 윈더미어의 이웃에 살며 우즈와 친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동료들의 질투심으로부터 우즈를 보호해주는 일밖에 없었다. '우즈의 형' 이란 말도 그 당시 붙었다.
그러나 오메라가 우즈의 형 노릇만 한 것은 아니었다.
둘은 낚시도 같이 하고 연습도 같이 했다.
오메라는 어린 우즈에게 한수 한수 배우며 새로운 골프인생을 시작했다.
연습 중 내기를 하면 오메라는 판판이 졌다.
어쩌다 오메라가 60대 초반의 성적을 내 득의양양하면 우즈는 59타를 치며 기를 죽였다. 까마득한 후배에게 이렇게 당하며 오메라는 조금씩 강해졌다.
지난해 라이더컵 미국 대표로 선발된 오메라는 미국 골퍼 중 가장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올해 마스터스에서 마침내 생애 첫 메이저대회를 석권했다.
불과 3개월 후 오메라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한 시즌 메이저대회 2개를 석권한 절대 강자로 우뚝 섰다.
왕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