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학]현황 및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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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열린 사이버대학을 비롯한 국내 주요 가상대학들은 지난 2월 교육부의 가상대학 시범운영 계획이 발표된 이후 개설 준비에 매진해 왔다. 다양한 교육과정 개발과 함께 접근성이 확대된 새로운 형태의 교육서비스를 98년 2학기부터 본격화한다.학위 취득을 위해 대학 캠퍼스에 출석해야 했던 공급자 중심의 전통적 대학교육체제와 달리,가정과 근무처에서 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학위취득이 가능한 수요자 중심의 주문형 교육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상대학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은 76개교에 이른다. 그러나 외국과 달리,가상대학 설립 기준과 이를 통한 학위취득에 관한 법.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가상대학을 통한 고등교육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가상대학 참여대학들을 5개 시범운영대학과 10개의 실험운영대학으로 선정하고, 이들이 참여하는 가상대학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가상대학 설립 기준, 운영 및 학위취득 등과 관련된 쟁점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가상대학은 기존대학 강좌를 온라인화하는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험 운영의 초점을 기존 대학의 재학생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가상대학 참여대학간의 학점 상호교류에 두고 있다.

이는 외국의 성공적인 가상대학들이 갖고 있는 설립 및 운영 목표와 큰 차이가 있다. 그들은 재교육과 평생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점증하는 사회적 수요증가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인 교육체제로서 가상대학을 인식하고 있다.

국내 많은 대학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상대학이 정보시대의 새로운 고등교육체제로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뚜렷한 설립 목표 설정 외에도 특성화된 교육과정 개설과 질 높은 교육 콘텐츠 개발, 접근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프라 구축, 관련 법.제도 마련 및 새로운 교육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능동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가상대학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교육과정에 대한 피교육자들의 만족이다. 따라서 다양한 계층의 교육수요자들이 앎에 대해 가진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가상대학은 특성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준의 체계적인 콘텐츠 개발전략 수립과 콘텐츠의 질적관리, 피교육자 중심의 사이버 교육법 개발과 교수법 설계의 혁신에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피교육자들의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 배양과 학습 조언자로서 교수의 새로운 역할 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황대준 교수 (열린사이버대학 기획운영위원장.성균관대 전기전자 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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