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잡지 버그 3호, 한국·일본 종합편으로 완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소재로 1인잡지 '버그 (Bug)' 1.2호를 차례로 펴내온 미국인 문화비평객 스코트 버거슨이 최근 한.일 종합편인 버그3호로 작업을 완결지었다.

디스코 뽕짝의 제왕 이박사, B급 야쿠자 영화의 거장 스즈키 세이준, 인기정상의 여자 프로레슬러 아자 콩, 시인 백석의 애인이기도 했던 예기 (藝技) 김자야 등 버그3호에 실린 인터뷰의 주인공들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변두리문화의 중심인물격. 미술가 김범, 종이건축으로 유명한 건축가 반 시게루, 영화감독 홍상수와 이장호처럼 주류문화내에서 대안의 가능성을 선보이는 문화인들 역시 포함돼 있다.

아직도 일본어만큼은 안되지만 '버그1호' 시절보다 한국어 실력이 한결 향상된 그에게 누구나 묻는 질문 -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 달라는 요청에 그는 "일본은 화려하게 포장된 선물세트, 한국은 처음에는 딱딱한 껍질뿐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면 제 맛이 나는 굴" 이라고 비유한다. 어느 한편에 아부할 뜻은 없다.

'일본에 대해 불만이 너무 많은 한국인' 과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르는 일본인' 에 골고루 질린 그는 한국인들에게는 "더이상 일본에 대해 불평하지 말라" 고 제안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일단 논쟁 (argue) 을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일본인들은 체면을 잃었다 (lose face) 고 치부하는 것이 그가 파악한 일본문화의 특징이기 때문. 그런 일본에 대해 롤랑 바르트가 펴낸 철학적 에세이 '기호의 제국' (Empire of Signs) 을 변주, 한국문화를 소재로 한 에세이 '한 (恨) 의 제국 (Empire of Sighs)' 을 쓰는 것이 앞으로 1년간의 계획. 권당 6천원인 '버그3호' 에 대한 문의는 종로의 로그 인 서울 카페 (02 - 733 - 3981) 나 인터넷 (http://bug.andyou.com) 으로. 혹은 도심 어디선가 노점을 차려놓은 그를 운좋게 마주치든가.

이후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