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남자아이 성조숙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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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남자아이 성조숙증…
키·체취 등 꼼꼼히 체크, 운동으로 성장판 자극

얼마 전 한상훈(27)씨는 직장 면접을 앞두고 구두 안에 키높이 깔창을 깔았다. “중학교 1학년 이후로 크지 않아 키가 166cm”라는 한씨는“경쟁자들 사이에서 위축되고 싶지 않아 이런 방법을 택했다”고 털어놓았다. 한씨처럼 일찍 성장이 멈추는 원인은 성조숙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징후가 뚜렷하지 않은 남아 성조숙증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남녀간 성조숙증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시기가 3~6년 차이 난다. 여자는 70%가 초등학교 저학년생인 반면 남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인 경우가 흔하다”고 소개했다. 여자아이의 경우 초경이나 가슴몽우리 등 2차 성징이 뚜렷해 부모가 성조숙증을 빨리 알아챌 수 있다. 이에 비해 남자아이 역시 고환이 커지는 등 신체변화가 있지만 두드러지는 편이 아니다. 이런 까닭에 남자아이의 성조숙증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성조숙증은 성장 진행단계에 따라 처방이 달라진다. 한방에선 성장판이 열려있는경우 성장촉진처방·운동요법·생활습관지도가 이뤄진다. 성장판이 닫혀가면 지연처방·운동요법·생활습관지도, 성장판이 닫혔을 때는 성장탕·운동요법·생활습관 지도로 치료한다. 하지만 치료효과는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제아무리 획기적인 치료법이라 해도 일단 성장판이 닫히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평소 아이의 신체변화를 꼼꼼하게 꾸준히 체크해야한다.

자주 안아주면 신체변화를 알 수 있다
남자아이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가 사춘기와 겹쳐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신체변화를 체크한다고 아이의 치부를 보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럴 때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체크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선 아이를 자주 안아준다. 남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머리에 피지 분비가 증가해 특유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아이를 안았을 때 머리에서 이런 냄새가 나면 2차 성징이 나타났다는 신호이므로 성장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시기의 남자아이들은 감추는 것도 많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좋다. 대화는 아이의 정서발달에도 효과적이어서 성장에 방해가 되는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또한 우리 아이의 키가 또래보다 유난히 크다면 이 역시 성조숙증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남자 아이의 키는 두 돌이 지난 뒤부터 사춘기가 될 때까지 매년 5~7cm정도씩 자란다. 예년에 비해 키가 부쩍 더 자란 경우, 그만큼 성장판이 빨리 닫힐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때는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지혜다.

호흡기 질환과 비만도 체크
성장을 방해하는 건 2차 성징 뿐이 아니다. 박 원장은 “키 성장 치료를 받는 남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알레르기성 비염 또는 축농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또 비만인 아이들이 상당수다. 살이 찌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수면 중 코골이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호흡기 질환과 수면장애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한다. 비만인 아이에게 주기적인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호흡기 질환과 수면장애 치료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도움말=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프리미엄 이유림 기자 tama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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