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 마이크 사용하는 교사 늘어…목 관련 질병 줄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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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교사생활 6년째인 대구남구 K중 朴모 (30.여.국어) 교사는 이번 학기 들어 중구 교동시장에서 마이크와 스피커를 구입했다.

평소 잦은 기침에다 목이 붓고 아파 지난달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목에 염증이 생겼으니 말을 많이 하지 말라" 고 충고했기 때문이다.

朴씨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말을 적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 며 "목소리를 낮춰 수업을 하기 위해 마이크와 스피커를 장만했다" 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마이크를 사용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교사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목과 관련된 질병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이다.

대구시의 경우 약20%의 교사들이 마이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교사생활 5~6년이 지나면 목이 붓거나 염증이 생기고 목소리가 변하는 게 현실" 이라며 "수업시간에 목소리를 낮추고 말수를 줄이는등 대비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대구수성구 D중학교의 경우 10여명의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다.

올해 8년차로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이학교 張모 (32.여.영어) 교사는 "특히 영어 과목은 발음을 정확히 해야 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과목보다 목에 많은 부담을 느낀다" 며 "마이크를 사용한 뒤부터 목이 훨씬 나아졌다" 고 말했다.

마이크는 남자교사보다 여교사들이 많이 사용한다.

또 여학교보다는 아무래도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남학교에서 유행이다.

그러나 수업시간마다 스피커를 들고 다녀야 해 번거럽고 스피커값도 만만치 않다.

유선 마이크와 스피커는 5~6만원, 옷핀형 무선 마이크와 스피커는 20만원에 이르지만 교육청이나 학교측에선 개인적인 필요에 따라 마련하는 것이므로 예산지원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영남대의료원의 서장수 (徐章洙) 이비인후과장은 "방학때 목이 아프다고 찾아오는 환자의 30%가 교사들" 이라며 "말을 많이 해 목에 혹이 생겼을 경우 방치하면 나중에 수술이 불가피할만큼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고 경고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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