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접속]고건 총리 "자리 지키기 고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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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건 (高建) 총리에게는 '만인지상 (萬人之上) 일인지하 (一人之下)' 라는 재상 (宰相) 자리가 가시방석 같다.

高총리는 "하루종일 보고하러 오는 사람도 거의 없고, 그렇다고 일을 찾아 할 수도 없어 자리 지키는 것도 고역" 이라고 말했다.

구 (舊) 정권의 총리로서 새 정권 출범과 함께 물러나야 했는데 'JP총리' 임명동의가 지연되면서 자리만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高총리는 "내 임기는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같이 24일 자정으로 끝났다" 며 25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공관에서 짐을 싸 서울혜화동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총리 임명동의가 늦어지자 26일부터 정상출근하고 있다.

그후 그가 결재한 것은 총리실의 내부운영과 관련된 사소한 것 2건에 불과했다.

27일에도 별다른 일정이 없어 세종로청사에 있던 같은 처지의 장관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환담한 것이 전부다.

아무리 구 내각이지만 새 청와대에서 별 관심을 안보이는 점도 섭섭한 대목이다.

26일 청와대에서는 내각과 사전협의 없이 '장관없는 차관체제로 국정운영' 등 법적.행정적으로 문제가 많은 중요사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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